남아 있는 이들을 위한 말

by 이담우

왜 사람을 땅에 묻으면서도
하늘나라로 갔다고 이야기하는지,
어릴 때는 이해하지 못했다.

어릴 적 내가 키우던 물고기도, 햄스터도
다 땅에 묻어줬다.
하지만 엄마는 늘 “하늘나라로 갔어”라고만 말했다.


그래서 나는,
보고 싶을 때면 하늘을 올려다보곤 했다.
혹시 저 구름 사이 어딘가에
내가 사랑하던 작은 친구들이
살고 있지 않을까 싶어서.


그러다 어느 날,
나는 어렴풋이 알게 되었다.

‘하늘나라에 갔다’는 말은
남아 있는 사람들을 위한
위로이자 위안이라는 걸.


‘땅에 묻는다’는 건
남은 이들이 먼저 떠난 이들을
기억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주는 일이라는 걸.


그 말들은,
떠나보내기가 너무 어려워서
사람들이 스스로에게 지어낸 다정한 거짓말이라는 걸.


나는 사후세계를 믿지 않았지만,
우리 친할머니가 돌아가시던 날,
나는 간절히 바랐다.
사후세계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그날,

내가 사랑했던 사람 중 처음으로
‘죽음’이라는 이별을 경험했다.

할머니는 나를 참 많이 예뻐해 주셨다.


그래서 나는 생각했다.

“사후세계가 있다면, 할머니가 거기서 웃으며 기다리고 있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믿자
마음이 조금 편해졌다.


슬픔은 여전히 있었지만,
언젠가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생각이
그 슬픔을 조금씩 녹여주었다.


지금은 안다.
“하늘나라로 떠났잖아.”
그 말은,
남아 있는 이들을 위한 말이라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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