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손길을 기억한다

by 이담우


내 새끼들이 무얼 좋아하는지는 속속들이 꿰고 있으면서도

정작 우리 엄마가 무얼 좋아하는지는 잘 모른다.


엄마는 늘 곁에 있었고,

당연한 존재였다.

그러면서도 나는,

그 엄마에게 짜증을 퍼붓는 못난 딸이었다.


17세의 나는

아침마다 늦었다며

엄마에게 투정을 부리고,

엄마의 정성에도 등을 돌리던 아이였다


하지만 지금은 안다.

내가 "엄마" 하고 소리 내어 부를 때

목 끝까지 무언가가 차오르는 이유를


견디기 힘든 불안감이 몰려와도

엄마를 보면

엄마를 만나면

나는 비로소 안정된다.


어린 시절,

귀에 염증이 심해 고열로 끙끙 앓던 밤이 있었다.


엄마의 따뜻한 손이

내 머리를 쓰다듬고,

섬세한 손길로 머리칼을 넘겨줄 때마다

아픈 귀가 낫는 듯했다.


엄마의 손길은 언제나

말 대신 나를 감싸주던 온기였다.


나는 그 온기 속에서 자라 났다.


나는 엄마의 딸이다.

나는 엄마의 첫째 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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