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일이 한 사이클 돌았다.
"이 후드는 좀 센 거라 냄새도 잘 잡혀"
괜히 말을 꺼냈다가
고개를 들었는데
기름에 엉겨 붙은 먼지가 나를 반기고 있었다.
설거지를 마쳤는데도
손이 또 간다.
필터를 빼고 따뜻한 물에 담그고,
세제를 묻혀 살살 문지른다.
꾸덕한 기름때가 밀려 나간다.
며칠 전에는 화장실이었다.
왜 이 화장실의 더러움은
나만 느끼는 거냐며
혼자 불평불만을 했었다.
그래도 숙제 같은
화장실 청소를 마치고 나니,
속이 시원했다.
그리고 또다시
건조기의 빨래를 빼 내고,
세탁기의 빨래를 다시 건조기에,
그리고 빨래 바구니의 빨래를 추려
세탁기를 돌렸다.
샤워를 마치고
머리를 말리며
쌓여있는 빨래를 본다.
내일 아침이면 또
식기세척기를 비우고
다시 채우고,
아이들 등교 준비를 하고,
아침을 차리고,
또 빨래를 옮기고 돌릴 것이다.
집안일이 한 사이클 돌았다.
그리고 또 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