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배가 불러 있었다

by 이담우

나는 둘째의 폐렴으로 입원 수속을 밟고 있었다.

저 멀리서 만삭인 그녀가

큰아이의 벗겨진 운동화를 신겨 주려

이리저리 자세를 고쳐 잡고 있었다.


배가 워낙 커서

쪼그려 앉지도, 제대로 숙이지도 못한 채

어정쩡하게 아이를 붙들고 있었다.


나는 망설임 없이 다가갔다.

“이리 와, 이모가 해줄게.”

아이를 번쩍 안아 의자에 앉히고는

운동화를 신겨 주었다.


고개를 들자

만삭의 그녀와 눈이 마주쳤다.

나는 먼저 말을 꺼냈다.


“입원이야?”

그녀의 눈이 동그래졌다.

“응, 너는 어쩐 일이야?”

인사랄 것도 없이

그렇게 대화가 오고 갔다.

사실, 그녀로 인해

나의 학창 시절은 평탄하지 않았다.

이유는 모른 채 그녀는
나에게 말을 걸지 않고,

대화를 꺼렸다.

친구들 사이 중심에 서 있던 그녀의 태도는

나와 다른 친구들과의 관계까지 흔들어 놓았다.


진작에 알고 있었다.

그 배부른 아이 엄마가

그 친구라는 걸.


그럼에도

아이의 운동화를 신기지 못해

쩔쩔매는 만삭의 여자를 보자

그때의 섭섭함 보다

연민이 먼저 올라왔다.

나는 그저

한 아이의 엄마로서

그 감정을 조용히 뒤로 미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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