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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임 Jun 12. 2022

할머니의 몽땅 빗자루

미용봉사하면서

 두 달에 한 번씩 노인복지센터를 통해 어르신 머리손질을 해드리고 있다늘 반겨주시고 "복 받으라"라고 하시는 그 말씀에 많은 뜻이 담겨 있음을 알고 있다. 그래서 더 보람을 느끼고 하는 건지도 모른다. 어느 날, 매달 만나는 어르신은 짧은 머리임에도 바짝 잘라달라고 하신다. 머리 손질 후 쓸어야 하는데 "내가 할게"하시며 꺼낸 할머니의 몽땅 빗자루는 빗자루로써의 사명을 다한 듯한데 쓱쓱~익숙한 듯 잘도 쓸으신다. 그 모습이 인상적이라 얼른 사진 한 장 담고 와서 그려보았다. 정말 몽당연필 같다. 세월만큼, 할머니의 굽은 허리만큼 빗자루는 닳고 달아 잘 쓸리지도 않을 것 같은데  할머니 손에는 익숙하다. 할머니의 빗자루는 세월만큼 잘 익어가며 아직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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