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내 몸에서 가장 신경 쓰이는 곳 두 군데가 있다. 바로 오른쪽 다리와 왼쪽 엄지발가락이다. 올해 3월 오른쪽 다리에 하지정맥류 수술을 받고 나서 새로운 통증이 생겼는데, 걸을 때마다 뜨끔뜨끔하고 쑤시는 게 영 불편하다. 그리고 운이 없게도 하지정맥류 수술하기 일주일 전 엄지발가락에 쌀독 뚜껑이 떨어진 이후 그 자리가 마취 주사를 맞은 것처럼 둔해지고, 동시에 찌릿찌릿하게 저린 느낌이 계속 있다. 몸에서 나타나는 감각의 불쾌함이 5개월째 지속되자 예전의 내가 알던 정상적인 몸으로는 돌아갈 수 없다는 두려움이 나를 우울하게 한다.
하지정맥류 수술을 받은 이후에는 바로 일상생활도 가능하고, ‘에베레스트산’도 오를 수 있다며 수술을 권유하던 의사의 말을 단번에 믿고 수술을 결정한 내 선택이 옳은 것이었는지에 대해 수술 후 5개월이 다 된 지금에도 명확한 답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사실 수술을 결정한 것에 대한 후회보다는 20대 초반부터 다리의 정맥이 튀어나와 있었음에도 개의치 않고 무리하게 다리를 썼던 나의 무지함과 무심함에 대한 후회가 크다.
하지정맥류 수술을 하게 된 이유는 복합적이다. 엄마의 유전적인 요인도 물려받았고, 스무 살 때부터 일어서서 하는 서비스 직종의 일을 많이 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첫째가 돌이 안 되었을 때 둘째를 가졌다. 그래서 배가 부른 상태에서 첫째의 육아와 가사를 감당했던 이때 압박스타킹을 신지 않으면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하지정맥류가 악화되었다. 둘째를 출산하고도 치료를 미루다가 7년이 된 지금에 와서 처음으로 흉부외과 병원을 찾아가 수술을 받게 된 상황이 참 한탄스럽다. 진작에 내 몸을 점검하고 건강을 챙겼더라면 좋았을 텐데 말이다.
30대 중반에 벌써 몸의 회복이 느리다는 것을 느끼고, 아픈 곳이 많아지는 경우가 많아지다 보니 현재 내 인생의 화두는 나를 포함한 ‘가족의 건강’이다. 지난 7월에 남편과 첫째 애가 A형 독감에 걸렸다. 첫째는 나흘 동안 40도의 고열을 앓다가 결국은 독하다던 타미플루 약 5일 치를 먹어야 했다. 그런데 첫째가 괜찮아지자 이번에는 둘째가 장염으로 인해 토하고, 며칠 동안 음식을 제대로 삼키지 못해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2주간의 지독했던 병간호의 시간을 보내면서 느낀 것은 뒷바라지 때문에 힘들다는 생각보다는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서 내 몸이 건강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뿐이었다.
자식들에게 물려줄 재산도 없는데 짐까지 되면 안 된다며, 평소에 필라테스와 걷기로 꾸준히 운동하며 건강을 챙기시는 어머님과,“아이들이 아프지 않으면 그게 돈 버는 거다.”라는 말씀을 해주시는 할머니의 뜻을 지금에 와서 더 공감하고 있다. 나이가 들수록 주변에 있는 사람들과 오랫동안 함께 행복할 수 있으려면 서로의 건강을 챙기는 것 그리고 부모의 역할, 그리고 자식의 역할을 제대로 하기 위해 정신적으로든 신체적으로든 내가 먼저 건전하고 건강한 사람이 돼야 한다는 사실을 늘 명심한다.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새벽 시간을 굉장히 좋아하고 소중하게 여기는데, 여기에 스트레칭과 같은 가벼운 운동 루틴을껴 넣는 게 요새 나의 가장 큰 도전 과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