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pernaum_가버나움

일생에 한 번은 볼만한 영화들

by 레들민
Capernaum 레바논 2018




가버나움(가파르나움)은

이스라엘 갈릴리 호수 북쪽 끝에 위치한 마을로(지금은 발굴된 터만 있지만)

성서에 의하면 예수님은 이곳에서 가난한 자, 약한 자를 위하여 수많은 기적을 베풀었다고 되어있습니다.

문둥병을 치료하고, 중풍환자를 낫게 하고, 열병을 고쳐주고, 죽은 이를 다시 살렸으며,

장님을 눈뜨게 하고 손이 오그라든 사람을 멀쩡하게 하였다고 전해지지요.


그러나 이와 같은 기적을 행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이 회개하고 하나님을 믿지 않았기 때문에

예수님은 성읍이 몰락할 것이라고 예언하였고,

실제로 6세기에는 퇴락하여 가버나움에는 사람이 살지 않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하여 가버나움은 '기적의 땅'에서 '신도 버린 폐허'의 땅이 되었습니다.




영화포스터



가버나움(Capernaum)

2018년 레바논, 프랑스, 미국이 합작하여 제작한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입니다.


실제 배우이기도 한 나딘 라바키라는 레바논 여성이 감독했으며

그녀는 영화에도 출연합니다.


기타의 화려한 수상내역도 있지만

2018년 제71회 칸영화제 심사위원상을 받았을 때는

장장 15분 동안이나 기립박수를 받았습니다.


칸영화제가 생긴 이래로 가장 놀랍고 감동적인 시상식이었다는 것은 말할 것도 없죠.




자인과 나딘




왜 가버나움일까요...


영화는 자신을 세상에 태어나게 한 부모를 고발한 소년

자인 알 하지의 이야기입니다.


12살로 추정될 뿐 출생 기록조차 없는

가난한 나라의 수많은 불행한 아이들 중 하나인

어느 소년의 참담한 삶의 역사를 되짚어 밟아가지요.


가난의 먼지만로도 아름다울 수 있는 영상과

가슴 찢어지는 생존의 현실로 자인의 깊은 슬픔을 보여줍니다.




영화 속 장면들




이 영화가 화제가 되었던 또 다른 놀라운 사실이기도 한데요.


주인공 자인을 연기한 자인 알 라피아라는 아역 배우는 실제 시리아 난민으로

시장에서 잔심부름으로 가족의 생계를 돕던 중에

감독에게 캐스팅되었습니다.




감독과 배우




마찬가지로 영화에 등장하는 주요 배역들도 실제 배우가 아니라

시장을 떠돌며 생계를 유지하던 난민이거나

불법체류자 신분이었습니다.


시장 상인으로 등장하는 인물 중에는

실제 상인들이 다수 출연했고

전문 배우는 감독인 나딘을 비롯한 몇 명에 불과했다고 하지요.


그만큼 생생한 현실을 담아냈고

배우들의 감정선은 거의 실제와 일치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촬영 중 불법체류로 주요 배우가 구금이 되는 위기 상황도 있었다고 하니까요.




고단한 아이들




기력을 잃은 아이의 눈동자 속에도

그 아이들을 다그치며 살아가는 무지한 부모의 시선 속에도

우리가 결코 모르지 않는

사람답게 살고픈 삶의 의지가 있다는 것을 알게 하는 영화입니다.




무엇을 보는 것일까




누가 누구를 어떻게 비난할까요.

무책임하게 아이를 낳기만 하는 자인의 부모가

오롯이 다 감당해야 할까요?


자인은 누구에게 책임을 묻고 있는 것일까요?

영화는 누구에게 손가락질을 하라고 부추기는 걸까요?

무지한 부모? 무능한 정부? 잘 사는 나라들? 뭘 좀 안다는 지식인들?

그들의 삶을 그토록 어렵게 만든 것이

인간의 탐욕과 기망,

쾌락과 중독,

신에 대한 불경과 불신에서 시작된 것이라면

자인의 가버나움은

어쩌면

세상 모든 어른들이 귀책사유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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