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 속에서 피는 꽃

by 달그림자

​현대를 살아가며 우리의 발목을 가장 크게 잡는 것이 있다면, 내게는 단연 '빚'이었다.

갚아야 할 빚 때문에 수년간 원치 않는 일들을 묵묵히 해내야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제 그 무거운 짐을 본의 아니게 우리 아이들에게도 전가하게 되었다.


나의 권유로 ​임대 수익을 기대하며 매입했던 오피스가 공실이 된 지 어느덧 3년. 새로운 임차인은 나타나지 않고, 대출 이자와 원금은 고스란히 아이들의 몫이 되었다.


그 적지 않은 금액을 감당하기 위해 아이들은 투잡까지 뛰며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그러던 중, 아들이 '세이노의 가르침'을 반복해 읽기 시작했다. 책을 통해 자신의 사고를 정리하듯, 아들은 일을 하나씩 처리해 나가며 새로운 계획을 세웠다. 일하는 방향과 노선을 새로이 정하는 아들의 모습에서 이전의 무기력함은 찾아볼 수 없었다.


​"빚 속에서 재미도, 희망도 없다"던 아들이 달라졌다. 절망의 한복판에서 새로운 꽃을 피우기 위해 스스로 발판을 만드는 모습을 보며, 나는 나의 지난 시간들을 돌아보았다.


끝이 나지 않을 것 같던 지옥 같은 시간들... 하지만 결국 그 시간을 지나 평온을 얻었듯, 우리 아들과 딸에게도 반드시 그런 날이 올 것임을 믿는다.


​바라만 보며 안타까워하는 것이 전부인 못난 부모의 마음이지만, 그 척박한 땅에서 기어이 피어오르는 '성장의 꽃'들이 보이기에 나의 마음에는 감사함이 자라난다.


​새옹지마라고 했던가? 좋은 게 다 좋은 게 아니고, 나쁜 게 다 나쁜 것이 아니라는 그 말을 새삼 떠올린다.


지금의 시련이 아이들의 인생에서 어떤 단단한 뿌리가 될지 알기에, 나는 오늘도 조용히 아이들의 내일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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