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쉰다는 것

쉬는 날

by 달그림자

​쉬는 날이 다가오면 온몸이 먼저 알고 반긴다. 하지만 막상 그날이 되면 특별한 계획 없이 늘어지게 잠만 자기 일쑤이다. 그렇게 한참을 자고 일어난 다음 날, 몸은 개운하기는커녕 오히려 더 무겁다. 낮에 너무 많이 잔 탓에 밤잠을 설치고, 때로는 꼬박 밤을 새우기도 한다.


​일상에서 완전히 벗어나고 싶다는 강렬한 충동에 드라마나 영화에 몰입해 보기도 한다.

그러다 문득 '날마다 이렇게 보내면 폐인이 되는 건 시간문제겠다'는 불안이 엄습한다.

​마음 한구석에서는 오염된 나를 정제시켜야 한다는 생각에 산책이나 운동을 권한다.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말고 무엇인가 도움이 되는 일을 해야 한다는 생산적인 강박이 밀어닥친다.


결국 쉬는 날조차 '잘 쉬지 못했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쓸데없는 자책으로 시간을 보낸다.


이것을 과연 '잘 쉬었다'라고 할 수 있을까?

​우리는 흔히 서로에게 "잘 쉬고 오세요"라고 인사를 건넨다. 하지만 내가 경험한 휴식은 늘 다음 날의 피로로 돌아왔다. 그 이유를 가만히 들여다보니, 몸은 멈춰 있었지만 머리는 한순간도 쉬지 못했기 때문이다.


​진정한 쉰다는 것은 단순히 육체를 고정하는 것이 아니라, 복잡한 머릿속을 비워내는 일인듯 하다. 머리는 복잡한데 몸만 쉬는 것은 진정한 휴식이 아니다.


​어쩌면 거창한 휴일이 아니더라도, 바쁜 일상의 패턴 속에서 잠시라도 생각을 멈추고 머리를 식힐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가장 밀도 높은 휴식일지도 모른다. 진정한 쉼은 육체의 정지가 아니라, 마음의 평온에서 시작되니까...


​오늘의 한 줄 사색


​몸의 멈춤은 '정지'일뿐이지만, 생각의 멈춤은 비로소 나를 다시 살게 하는 '재생(再生)의 온도'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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