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장 성장 일기, 숙취와 대팻밥 잔소리 속에서 배우는 '꾸준함'
'고통의 반복'이 '꾸준함의 습관'이 되다.
우리는 구멍가게를 했다. 야채와 과일 생선까지 있었기에 우리 동네에서는 시장이 없었어도 우리 집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었다.
그 덕에 쳐지는 과일로 술을 담그는 일이 자주 있었다.
어느 날 오빠와 나는 유리병 안에 예쁜 색깔로 잘 담가진 포도주를 보았다. 우리 손에 닿지 않게 항상 위에 올려져 있던 것이었다.
그날은 무슨 일이었는지 방바닥에 놓여 있었다.
오빠와 나는 호기심에 뚜껑을 열고 손기락을 담갔다. 찍어 먹었던 맛이 참으로 달달하니 맛이 있었다.
결국 부엌에서 국자를 들고 나온 오빠와 나는 주거니 받거니 술항아리를 거의 비우게 되었다. 방바닥을 뒹굴던 우리를 발견하신 부모님은 혼비백산하셨고 우리는 병원으로 실려갔다.
이후 심한 두통과 구토로 몇 날 며칠을 고생했고, 술 항아리는 두 번 다시 손도 대지 않았다.
그 결과 오빠도 나도 지금까지도 술은 입에 대지 않는다.
"달콤한 유혹은 결국 몸을 망친다는 것을, 나는 다섯 살에 배웠다."
우리 동네는 한참 개발을 하던 때라 공사현장이 곳곳마다 있었다. 비가 오게 되면 대패와 톱질로 남겨진 그 나무 냄새가 유난히 좋게 느껴졌다.
우산 여러 개를 받쳐놓고 그 폭신한 나무 잔여물 위에 앉아 노는 것이 좋았다. 그 때문에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온몸에 톱밥과 대패밥이 묻어 있었다.
그렇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다가 집에 가면 내 모습을 보고 놀란 엄마의 잔소리가 시작되었다.
장독대아래 붙어있던 목욕탕으로 즉시 이송되어 목욕을 하면서 곱슬머리에 붙은 그 톱밥과 대배밥들을 떼내어 가며 머리를 감기면서도 야단과 잔소리가 이어졌다.
그러나, 엄마의 잔소리는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머릿속에 들어간 잔여물들과 씨름하는 일은 결코 수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유독 심한 곱슬머리 탓에, 많은 머리카락이 빠지고 오랜 시간 실랑이를 했어야 했다.
바쁘게 움직이는 엄마의 손에서 내 옷은 방망이로 맞아가며 묻어있던 톱밥과 대패밥이 떼어지고 있었다.
난 엄마의 잔소리와 야단 속에 깨끗이 씻겨 수건으로 싸여 안겨서 방 안으로 옮겨질 때면 따뜻한 품속에서 한없는 사랑을 느끼곤 했다.
그렇게 진을 빼고 난 후 먹었던 저녁밥상은 늘 꿀맞이었고 잠은 꿀잠이었다.
나는 모든 것이 너무 좋았지만, 엄마는 참 많이 힘드셨을 거란 생각이 내가 엄마가 되어서 정말 많이 들었다.
'나쁜 행동에는 반드시 고통스러운 대가가 따른다'는 몸의 기억이 남았다.
성인이 된 지금, 나를 괴롭히는 것은 포도주 숙취가 아니라, '오늘 해야 할 일을 미루고 핑계를 댔을 때' 다음 날 찾아오는 심적인 숙취(후회, 자책감, 불안)이다.
오늘 했어야 했던 일과 하고자 했던 있을 미루고 난 다음 날 아침의 후회는 다섯 살 포도주 숙취만큼이나 고통스럽다."
오늘 할 일을 미뤘을 때 끊임없이 내면에서 나를 비난하는 자기비판의 목소리가, 어린 시절 엄마의 잔소리처럼 내 안을 두드린다.
"나는 그런 숙취와 잔소리가 두려워서, 내면의 심적 고통을 피하기 위해 '생각 즉시 행동'하는 꾸준함을 선택했고, 지금도 노력하고 있다.
성장 일기와 기록의 힘
그동안 내게 있던 심적인 숙취와 잔소리를 기록하고 '가시화'하는 도구가 바로 일기이다.
어제의 나의 게으름이 오늘 나에게 주는 심적인 숙취를 기록하며,
작은 행동(3초 만에 몸 움직이기)을 실천했을 때 얻는 작은 성취를 기록한다.
어제 했던 것을 오늘도 하고, 내일도 해 나가면서 그 안에 난 '꾸준함'을 키운다.
매일 감정의 기복과 바이오리듬을 인정하면서, '멈추지 않고 이어서 하는 힘'을 길러내고 있음이다.
나의 '작은 승리'들로 채워지는 일기 속에는 어렸을 때 경험들도 바닥에 깔려 있으며 나의 승리들을 응원해주고 있다.
"나비로 변화하는 과정은 지독한 인내가 뒤따른다. 하지만 나는 안다. 숙취와 대팻밥 잔소리가 남긴 몸의 기억이, 나를 핑계의 늪에서 꺼내어 꾸준함의 날개를 달아줄 강력한 동기임을.
성장 일기에는 오늘 내가 이룬 작은 승리와, 내가 피해야 할 어제의 게으름의 숙취가 동시에 기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