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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싱글은 옛말

Feat. 1인 가구 보고서

by Jayden Kim

최근 KB 금융그룹에서 ‘2022 한국 1인 가구 보고서’를 출간해 그 내용을 본 적이 있었다. 보통 우리가 1인 가구의 소비 습관을 생각해보면 ‘욜로’를 지향하고 소비에 있어서 절약보다는 기분에 맞는 소비를 할 줄 알았던 작가의 예상과는 달리 소비는 점점 줄이고 저축을 늘리는 이른바 ‘짠테크’ 열풍이 불고 있다고 한다. 더 흥미로운 것은 짠테크 열풍을 일으키고 N잡을 뛰는 N잡러 절반이 생활고가 아니라 시간이 남아서 부업을 하고 돈을 더 버는 것으로 나타났다.


혼자 살수록 미래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한다


1인 가구 사이에서 퍼지고 있는 생각이다. 과거 욜로 열풍을 떠올려보자. ‘20년을 모아도 서울에 집 한 채 사기 힘드니, 미래를 위해 현재를 저당 잡히기보다 지금을 즐기자’라는 생각이 욜로 열풍을 불어왔다. KB금융지주가 발표한 ‘2022 한국 1인 가구 보고서’에 드러난 1인 가구의 수입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저축이었다. (무려 44.1%였다) 2년 전 같은 조사보다 무려 10%나 증가한 수치이다. 반대로 소비가 차지하는 비율을 2년 전 57.6%에서 무려 13.4% 하락한 44.2%를 차지했다.


한 마디로 지출을 줄이고 저축을 늘리고 있는 현상이다.


1인 가구의 42%는 본업 외에 최소 하나의 직업을 더 가지고 있는 N잡러라고 한다. 이전에도 부업을 하는 사례는 많이 있었으나 당시 부업의 가장 큰 이유는 생활비 부족이었다고 한다. 2년 뒤 결과는 여윳돈 마련 – 시간적 여유 – 생활비 부족 순으로, 남는 시간을 취미나 여가활동보다는 미래를 위한 비상금 저축에 초점을 더 맞추는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의 즐거움보다는 미래를 위한 준비를 하는 성향이 더 강해지고 있는 추세이다.


하지만 ‘리치 싱글’은 저축보다는 투자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가구 소득 상위 10%를 ‘리치 싱글’로 분류해 이들의 자산관리 현황을 조사했다. 우선 이들은 정해둔 재무 목표가 있다는 답을 함으로써 일반 1인 가구와 다른 점이 있었다. 또한 적금이 대다수인 일반 1인 가구에 비해 주식, ETF 등 다양한 금융 상품에 투자하는 비율이 1.5배 정도 많았다. 리치 싱글의 대다수는 월 200만 원 이상 저축하며 자산은 5,000만 - 3억의 자산이 평균이었다.


트렌드가 이렇게 바뀐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슈는 역시 코로나일 것이다. 코로나로 인해 미래에 대한 안정성에 위협을 받게 되었고 언제 내가 잘릴지 모르는 위험 속에서 당장의 재미보다는 나중을 생각하는 경향이 강해진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코로나로 인해 풀린 돈이 자산시장에 올라가며 우리는 유례없는 자산시장 상승기를 맞이하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당장의 소비를 하는 행위보다 자산을 사는 행위가 훨씬 합리적이라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세상은 언제 또 급변할지 모르고 트렌드는 또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 이렇게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사람은 본능적으로 안전을 추구하게 된다. 이러한 인간의 본성이 소비의 본성까지 억누르며 지금과 같은 트렌드를 선보이는 것이 개인적으로는 신기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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