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공간력
작년 크리스마스에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은 곳 중 한 곳을 꼽으라면 단연 백화점일 것이다. 연인, 친구, 가족들의 선물을 사기 위해 방문한 것도 이유지만 더 큰 이유는 '인증샷'을 찍기 위함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더현대 라그랑지, 명동 신세계백화점은 핫플 중에 핫플로 유명했으며 사진만을 위한 방문객 유입도 어마하다고 들었다. 이러한 트렌드를 반영이라도 하듯, 백화점들은 올해 역시 공간에 대한 투자를 대거 늘이기로 했다.
대체 유통업체인 백화점이 공간에 치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코로나는 백화점에겐 가나안 같은 존재였다. 해외여행이 막히자 소비자들은 분노를 표출하듯 보복 소비를 백화점에서 했고 소위 말하는 명품 중에 명품인 샤넬, 롤렉스 같은 브랜드는 전날 밤부터 줄을 서는 오픈런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2021년 롯데, 현대, 신세계 등 3대 백화점이 매출 2조 클럽에 가입하게 된 것 역시 이러한 현상이 야기한 결과이다. 하지만 이제 엔데믹 시대에 접어들고 하늘길이 열리기 시작하면서 이 같은 추세가 언제까지 이어질 것이냐에 대해서는 미지수였던 것이다. 또한 2조 클럽 가입을 견인한 명품은 매출 대비 슈익성이 낮다. 강한 브랜드 파워를 가진 명품 브랜드들은 판매 수수료는 지속해서 낮출 것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로 인해 매출이 높아졌다곤 하지만, 엔데믹에, 낮은 수익성을 자랑하는 명품 브랜드들의 공격에 대비할 무언가가 필요했고 그 대안으로 나온 것이 바로 공간이다.
공간이 돈이 되나?
가장 좋은 성공 케이스인 여의도 더 현대를 살펴보자. 여의도는 직장인이 많은 관계로 대표적인 주중상권이다. 주말에 문을 닫는 가게도 많았고 해 봐야 한강을 가기 위해 먹을 것을 사러 오는 2030이 주말 소비자에 불과했다. 하지만 더 현대가 오픈하고 이곳은 소위 핫플레이스가 되었다. 공간력이 약한 기존 백화점과 달리 공간력을 강화하고 소비자들이 다른 곳에서 경험할 수 없는 쇼핑 경험을 할 수 있게 공간을 바꾸자 소비자들은 알아서 더 현대를 찾아오기 시작했고 그에 힘입어 더 현대는 오픈 첫 해 8,000억이 넘는 매출을 달성했다.
구매만 할 거면 이커머스를 이용하는 것이 낫지
백화점의 주력 타깃 세대인 2030은 이커머스에 능숙한 세대이다. 이들이 백화점을 방문하는 목적이 단지 명품 구매였다면 이 역시 발란, 트렌비 같은 이커머스 회사에 잠식당할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더 공간력이 집착하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발란 등 이커머스 기업들이 내세울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큰 공간력이기 때문이다. 그 공간력을 앞세워 이커머스로 바뀌는 흐름 속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이제 하나의 전략으론 혹독한 시장에서 살아남기가 힘들어졌다. 이는 개인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살아남으려면 개인은 어떻게 해야 할지 다시 한번 고민해봐야 할 시점이 찾아왔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