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은 쉬어 가라고 함

by 마리혜

한결같이 마른 편이었으며 꼿꼿하고 바른 체형을 유지하던 남편이 무릎 퇴행성 관절염 진단을 받았다. 초기 단계로 3년 전의 일이었다. 진단받기 전에는 과한 운동이나 몸을 특히 많이 쓰는 일을 한 경험은 거의 없는 편이다. 보통 그 나이대에 하는 가벼운 노동이나 집안일이 전부였다.


친구들 사이에도 꽤 건강한 편이었기 때문에 퇴행성 관절염 진단은 뜻밖이었다. 그러나 결과에 대해선 거스를 수 없는 일이었다. 천성이 부지런한 탓에 작은 일에도 몸을 사리지 않는 것도 관절 건강을 해치는 데 일조했을 수도 있다. 어쩌면 이참에 일흔 인생에 천천히 쉬어가라는 신호일 수도 있었다.


참을 만큼 호전되다가도 갑자기 통증이 생기면 무척 괴로워했다. 외출하려면 집에서 3층 계단을 오르내리는 것도 꽤 불편해서 외출을 귀찮아할 때도 있었다. 특히 좋아하는 탁구 운동을 못 갈 때는 예민해지기도 했다. 아프다는 말을 들어본 기억이 거의 없을 정도였는데 그때마다 무릎 찜질이나 족욕을 하면 일시적으로 호전되었다.


마음은 아직 청춘일지 몰라도 몸이 말해 주고 있었다. 몸이 가볍다고 근육 운동을 소홀히 여겼으니, 이제는 근육을 기르고 아끼라고 잔소리 아닌 잔소리를 하게 된다. 지금은 탁구가 유일한 운동인데 무릎 건강을 위해서 근육 운동을 좀 더 적극적으로 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지만 받아들이지 않아서 좀 아쉽던 차에 심해지기 시작했다.


남편은 가정 주치의로 여기고 있는 동네 의원 원장님으로부터 밀착 진료를 퍽 만족스러워했다. 초기 단계라서 심한 통증은 아니지만 6개월에 한 번씩 주사 처방과 물리치료로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조금 달라진 것이라면 관심을 두지 않았던 건강식품과 관절에 좋은 영양제나 한방 재료에 무척 관심이 많아졌다.


며칠 전 약초꾼 친구 따라 우슬과 무릎에 좋다는 약초를 채취해 왔다. 내가 따로 애쓰지 않아도 무릎 건강을 위해 본인이 적극적으로 약재를 채취해서 잔손을 보는 것도 나로서는 참 고마운 일이었다. 약초 친구가 알려준 대로 환으로 만들어 볼 생각도 했지만 쉬운 일이 아닌 것 같아서 달여서 먹는 방법을 택하기로 했다.


어떤 효능이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약초를 씻고 달이는 정성이 깃들고, 통증이 완화되리라는 희망으로 음용을 하면 조금이라도 나아지지 않을까 싶다. 약초가 서로 어울려 끓는 모습을 보니 새삼 고마움을 느낀다. 아픈 무릎을 마다하지 않고 봄, 여름 내내 힘들여 절에 올라가는 길을 제초 작업을 할 때. 겨우내 눈이 올 때마다 제설 작업 봉사하느라 애쓰는 남편인데 빠르게 안쾌되었으면 좋겠다.


살다 보면 질병이나 관절염 등 어느 순간 예고 없이 찾아온다. 마치 숙명처럼 다가오는 질병을 거스를 수 없지만 치료에 도움이 되는 방법을 익히고 집중할 필요가 있다. 남편은 강도 있는 운동만이 최고라 생각하고 걷기 운동을 가볍게 여기고 치부했었다.


걷기 운동으로 효과 본 친구 충고로 생각을 바꾸기로 마음먹고 걷기를 시작했다. 걷고 난 후 걷기 운동의 필요성 체감하고 나더니 필요성을 스스로 느끼게 되었다. 이제는 더 빠를 효과를 기대해도 좋은 듯싶다. 따뜻한 봄날, 운동하기 참 좋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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