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살아가는 이유

텔레파시

by 마리혜

“엄마, 뭐 하세요?”

“지금 밥 먹어. 너는?

우아, 밥 먹으면서 아들 생각했는데, 우리 신기하게 텔레파시 너무 잘 통하는데?”

“우리 엄마,그랬구나! 아들 목소리 듣고 싶었어요?”(웃음)


그 엄마와 그 아들, 장단이 척척 잘 맞는다.

뉘 집 아들이 아니랄까 봐 엄마 생각을 미리 읽어낸다.

“당연하지! 너무 보고 싶었어, 우리 아들이!”


이렇듯 기막히게 알아차린 아들은 엄마 콧소리에 찰떡같이 반응을 한다.

반갑게 내는 콧소리는 서로 통화한 지 꽤 되었다는 뜻이다.

또 외손자들보다 네 생각을 진짜 더 많이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명절에 다니러 와도 번번이 조카들 뒷전에 밀려나기 일쑤이다.

어떤 때는 내 아들이지만 눈길 한번 주기 어렵다.

그걸 알아차리고 농담 반 진단 반으로 한마디 툭 던진다.

“장가갈 때까지만 조카들한테 우리 엄마 자리 내주겠어.”

하며 호탕하게 웃는다.


아들은 웃고 있지만 혼기가 다 차도록 장가를 안 가고 있으니

왠지 조카들에게 밀려나 있는 느낌이 든다.


사실 통화하고 싶어도 근무에 방해될까 매번 생각에 그친다.

또 쉬는 시간 맞추려다 보면 깜빡하고 놓쳐버릴 때도 있다.


오늘은 밥 먹다가 문득 아들 생각이 스치는 동시에 울리는 전화였다.

이러니 성능 좋은 텔레파시 작동 능력은 놀랍기만 하다.


설이나 추석 명절에 다니러 와도 오붓하게 보낼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

제자리로 보내고 나면 또 아쉬움이 남는다.

아들이 제아무리 어른이라도 아직 내게는 사랑스러운 막내일 뿐이니 말이다.


아들은 엄마 손을 잡고 걷기를 좋아해서 짧게라도 동네 한 바퀴를 돌아보곤 한다.

카페에서 차를 마시고 이야기하는 것도 무척 좋아한다.

그래서 아들과 함께 보낼 시간이 기다려지지만 따로 시간을 내지 않으면

둘만의 시간을 내기가 어렵다.


언제부터 독립해 있는 자식을 걱정하는 엄마보다 더 걱정이 많은 아들이다.

통화하는 내내 감기 조심, 길 가다 돌부리 넘어지지 않게 조심하라는 당부 일색이다.

내가 벌써? 아직 그럴 나이는 아닌데 하면서도 속마음은 염려해 주는 그 말들이 싫지 않다.

오히려 감사하지.


또 아들은 격려와 칭찬을 많이 해준다.

엄마가 하는 일이면 취미든 일이든 어린아이를 대하듯 한다.

태중에 무척 고생한 아들이라 사랑과 칭찬을 듬뿍 먹고 자랐다.

그렇게 받은 사랑을 이젠 엄마에게 고스란히 돌려주고 있다.


“엄마, 나도 엄마 보고 싶어서 전화했어요.”

아들 목소리는 언제 들어도 다정하다.


그래서 자식은 부모가 살아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오늘로써

브런치 북 <행복은 매일의 감사함으로2>를 30회로 마무리합니다.

함께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행복은 매일의 감사함으로>의 3편으로 다시 뵙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