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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들의 질주 본능

by 마리혜


출생 순서

*최서진- 큰 딸 손자 기호 1번. (4월 출생)

*김이랑- 작은 딸 손자 기호 2번. (8월 출생)


아이들의 에너지는 특별하게 작용하나요? 하루 종일 거칠게 놀아도 지치지 않습니다. 학교 운동장만 한 놀이터에서 두 시간 동안 뛰어다녔어요. 온 사방을 뛰어다니면서 모든 놀이기구를 타느라 땀을 뻘뻘 흘립니다.


이마와 콧잔등에 송골송골 맺힌 땀방울을 손등으로 쓱 문지르면 그만입니다. 아이들은 공부보다 맘껏 뛰어놀 때 예쁘고 더 사랑스러워 보여요. 건강하다는 증거니까요.

충주 종합 운동장 옆에 있는 모시래 어린이 놀이터에서 두 손자가 신나게 뛰어노는 모습을 휴게소 창문으로 바라보았어요. 동갑내기 사촌끼리 뛰어다니고 또 엉켜서 힘겨루기 하는 모습이 귀엽기 짝이 없습니다. 초등학교 3학년이어서 아직은 공부하는 것보다는 뛰어놀고 게임하는 것을 더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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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이는 남은 연휴를 외가에서 보내겠다고 해서 지 엄마가 데려다 놓고 갔습니다. 가끔 동생을 떼어놓고 혼자 있고 싶어 해요. 귀엽긴 하지만 형님끼리 하는 게임에 같이하고 싶어서 기웃거리는 동생이 귀찮을 때도 있다고 합니다.


동생이 없는 빈자리를 어떻게 메워 줄지 생각했어요. 이랑이 한데 연락해서 형님끼리 즐기게 하면 좋겠다고 했더니 무척 좋아했어요. 예상했지만, 만나자마자 헤어진 지 겨우 사흘 만인데 오랜만에 만난 것처럼 폴짝폴짝 뛰고 난리 났습니다.


두 시간 남짓 지났을까요. 한두 방울씩 빗방울이 튀기 시작하니까 바로 앞 휴게소로 후다닥 뛰어 들어옵니다. 밝고 깨끗하게 단장된 휴게소는 두 녀석이 즐길만한 장소로 최적이었어요. 미리 준비해 온 게임기로 또다시 게임에 푹 빠집니다. 넘치는 에너지는 걷잡을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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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는 놀이터 관리실 양쪽으로 화장실과 휴게소가 있어서 안전에도 안심이 되었습니다. 휴게소 실내는 어린이에게 알맞은 톤으로 밝고 화사했어요.


한쪽에는 간단한 취사를 도울 수 있게 싱크대와 전기 레인지가 설치되어있었어요. 바로 옆에 정수기도 있어서 우리 손자처럼 물을 많이 먹는 아이들에게는 최고였어요.


처음 오는 곳이라서 준비 못 했는데, 간단한 먹을거리 준비해서 요기할 수 있는 장소로 아주 좋았어요. 다음에 올 때는 간단하게 준비해서 소풍처럼 다녀갈 생각입니다.


아주 조금 아쉬운 점이라면 어린이 정서에 맞게 벽에다 액자나 무지개를 그렸더라면 허전하지 않고 더 좋을 뻔했어요. 그래도 아이들이 노는 동안에 어른들도 쉴 수 있는 공간이어서 참 좋았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아이들이 뛰어노는 동안 태블릿으로 독서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는 것이 무척 좋았어요. 이런 곳이라면, 아이들 먹을 것 넉넉히 챙겨와서 하루 종일도 있을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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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부터 어린이까지 즐기는 놀이가구 외에 우리 손주들처럼 왕성하게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 옆에 몇 개 마련되어 있어요. 골고루 체험할 수 있게 다음에는 더 많은 시간을 낼 생각입니다. 주차장 시설도 넉넉했어요.


종합 운동장이 옆에 있어서 아주 아주 너른 공간에서 주차할 수 있고요. (아주 조금 걷는다면) 바로 옆에도 주차장이 있어서 이용하기에는 불편할 것이 없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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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셋이는 6시 마감 시간까지 꽉 채웠습니다. 딸들은, 엄마한테 손자를 종일 맡기고 미안해할 겁니다. 그렇지만 그렇지 않았어요. 손자들이 노는 동안 태블릿으로 독서하는 시간이 있어서 저는 좋았어요.


둘째 사위가 저녁 초대를 했습니다. 아이들은 역시 먹는 음식에도 진심입니다. 두 녀석이 뛰어노느라 소비한 양만큼 채웁니다.


열심히 먹는 동안, 저는 먹으면서 속일 수 없는 체력은 어쩔 수 없이 어깨가 늘어지기 시작했어요. 에너지 고갈. 그래도 손자들의 눈망울은 반짝반짝했어요. 손자 보는 재미가 그 맛인가 봐요.




오늘은 아침 늦도록 정신 놓고 잤습니다. 새벽녘에 잠시 눈을 뜨고도 달콤한 잠은 뿌리치기 어려웠습니다. 잠결에 멈춘 루틴 덕분에 겨우 기지개를 켜고 체력을 얻습니다. 추석 연휴를 끝자락에서 손자들과 또다시 뜨거운 하루를 보내려고 합니다.


오후에 서진이 하고 문경 KTX 타고 충주로 갑니다. 약 30분인 짧은 시간이지만 서진이와 처음 타보는 둘만의 기차 여행이 기대됩니다. 오늘 하루는 또 어떻게 펼쳐질지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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