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자라는 이름의 폭력

애완동물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by 부귀영화


SBS 뉴스 <사랑하는 만큼 버려진다…. ‘반려동물’ 입양 전 생각할 것들>에서, 2017년 농림축산식품부의 ‘동물보호 복지 실태조사 결과’는 충격적이다. 반려동물 등록 수는 104,809마리, 유기·유실 동물 구조 수는 102,593마리에 달했다. 입양된 수와 버려진 수가 거의 비슷하다는 것이다. 인간은 사랑한다며 동물을 데려오고, 사정이 생겼다며 그 사랑을 내던진다. 이 수치야말로 인간이 애완동물을 대하는 태도의 민낯이 아닌가 싶다. 영상 속 박정윤 수의사는 이렇게 말했다. “사실상 동물을 싫어하는 사람은 애초에 키우지 않는다. 정작 동물을 버리는 것은 동물을 좋아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다.” 동물을 좋아한다는 마음이 동물을 지켜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버리게 만드는 것이다. 얼마나 역설적인가.


많은 사람이 키우는 강아지를 예로 들어 보면, 개는 원래 늑대였다. 인간이 가축화에 성공하고, 품종 개량을 거치며 오늘날 우리가 귀엽다, 사랑스럽다고 여기는 모습의 반려견이 등장했다. 하지만 그 역사를 살펴보면 결코 아름답지 않다. 닥스훈트의 경우, 오소리를 사냥하기 쉽도록 허리를 50~70% 길게 늘이고, 다리를 30~35cm에서 20~23cm로 짧게 만들었다. 그 결과 허리디스크, 연골형성부전증 같은 유전적 질환을 안고 살아간다. 불테리어의 경우도 같다. 레이어와 불도그를 섞어 만든 이 종은 18~19세기 영국에서 유행한 잔혹한 오락, 소와 개의 싸움인 불 베이팅을 위해 탄생했다. 지금은 반려견으로 길러진다지만, 공격성 문제로 여전히 사회적 문제를 안고 있다. 결국 개의 품종은 인간이 원하는 기능, 인간이 즐기는 오락, 인간이 필요로 하는 심미적 취향을 충족하기 위해 설계된 결과물인 셈이다.


최근에는 디자이너 도그가 유행한다. 서로 다른 종을 교배해 새로운 외모와 성격을 지닌 개를 만든다. 이쯤 되면 개는 더 이상 생명이 아니라 상품이다. 인간의 취향에 따라 생산되고 소비되는 소유물로 전락한다. 1859년 영국에서 열린 도그쇼도 본질은 같다. 개를 가둬놓고 누가 더 잘생겼는가, 누가 더 영리한가 겨루는 행위는 인간의 우월감을 드러내기 위한 놀이이다. 많은 사람은 “나는 단순히 SNS에 반려견을 자랑할 뿐이지, 도그쇼처럼 경쟁시키진 않는다”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차이는 정도일 뿐이다. 도그쇼에서의 과시는 집단적이고 극단적이라면, SNS에서의 자랑은 일상적이고 소소할 뿐, 둘 다 결국 인간이 자기 소유물을 뽐내는 행위인 것은 분명하다. 누군가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그래서 나는 팻숍에서 개를 사지 않고, 유기견을 입양한다.” 나는 어떤 동물을 어디서 데려왔는지에 대해 논하려는 게 아니다. 동물이 살아야 할 곳은 인간의 울타리 안이 아니라, 원래의 자연이라는 점을 말하고 싶은 것이다. 입양은 유기된 개에게 ‘차선의 보호처’를 제공할 수는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인간이 동물을 소유할 정당성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입양이라는 제도조차 인간이 만든, 인간을 위한 논리의 산물이지 않은가. 결국 “사지 말고 입양하자”라는 이야기도 동물을 위한 것처럼 보이지만, 여전히 인간 중심적 행동 아닌가.


한 가지 더 짚어야 할 것은 가축화와 애완 동물화를 동일시하는 사고다. 소와 돼지의 품종 개량은 인간의 생존, 식량 확보와 직결된 역사적 과정이었다. 물론 그 과정에서도 수많은 동물이 인간의 욕망에 희생되었지만, 적어도 ‘생존’이라는 맥락이 있었다. 그러나 반려동물은 다르다. 애완동물은 인간의 정서적 결핍, 외로움, 과시욕을 채우기 위해 존재한다. 생존의 문제와 소유의 문제를 혼동하며 어차피 가축도 품종화했으니 애완동물도 괜찮다는 논리는 얄팍한 자기 합리화일 뿐이다.


이러한 점에서 인간의 이중성을 살펴보지 않을 수 없다. 다수가 동물원을 반대한다. 야생동물은 자연에 있어야 한다면서 동시에 자기 집 거실에 강아지, 고양이, 심지어 도마뱀, 앵무새까지 가둔다. 동물을 자연에서 떼어내는 것은 동물원에서나 가정에서나 똑같다. 그런데도 동물원은 학대고, 애완동물은 사랑이라고 부른다. 얼마나 모순적이고 위선적인가.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소유하는 것이고, 가족이라고 부르지만 실제로는 가두는 것이지 않은가. 인간이 만들어낸 이 모순된 관계 속에서 애완동물이란 존재는 철저히 인간의 욕망을 충족하기 위한 존재이지 않은가. 그렇다면 다시 묻고 싶다. 당신은 떳떳한 주인인가?

이전 03화인정받고 싶지 않다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