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서바이벌 상인(商人) 일지- 2008-2009년

IT 개발자에서 예비 사업가로, 나의 '도쿄 표류기'와 '비상의 준비

by 마모루 점장

일본 도쿄에서 정착하여 30대를 목전에 둔 청춘의 불안함과 설렘이 공존했던, 이 시기는 어느 정도 독립할 것을 상정하고 정보를 모으고 사업성을 테스트해 보는 시기였다.


2008년과 2009년은 일본 사회적으로도 격동의 시기였다. 리먼쇼크로 인한 경기 침체와 정권 교체등 뉴스가 많았다.


"부자가 되고 싶다"는 막연한 욕망을 넘어 "경제적 자유를 얻고 싶다"라는 목표로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같은 자기 계발서는 기본이고, 경제 서적을 탐독했다. 미네르바의 추천 도서 리스트를 정리하고, 주식 투자에도 관심을 가졌다.

비록 점심은 299엔짜리 도시락이나 100엔 샵 빵으로 때울지언정, 머릿속만은 워런 버핏 부럽지 않았다.


2008년 6월, 인생 최대의 위기(?)가 찾아왔다.

회사와 일은 맞지 않아 스트레스를 받으며 하루 종일 앉아서 업무를 하고, 식사는 편의점 도시락이나 라면으로 때우던 불규칙한 생활이 기어이 사달이 나서 치루 수술을 받아야 했다.

털을 깎으러 온 간호사에게 너무 부끄러운 나머지 "저기, 털 깎기 어렵죠..."라고 헛소리를 했다가 무시당했던 기억은 지금도 이불킥 감이다.

그날의 비참함이란... "문명의 나태"가 낳은 질병이라며 스스로를 자책하기도 했다.




이러저러한 이유로 스스로 독립하여 회사를 만들기로 결심하였다.

사실 콘텐츠 관련 회사를 만들고 싶었다. 하지만 무형(형태가 없는)의 상품인 콘텐츠는 자금이 없고 글쓰기나 그림, 음악에 재능이 없던 나에게 손을 데기에는 너무나 먼 당신이었다.


휴대폰 사이트 구축(한류 대기 화면, 쇼핑 기능), 플래시 모바일 만화 뷰어 개발 등 모바일 환경에 맞춘 비즈니스를 기획하고 시도했으나. 역시 상품을 유통하는 게 반응이 빨리 올 거라 판단하여 야후 옥션 판매를 지속하며 온라인을 통한 가방, MP3 등의 간단한 상품판매를 테스트해 나갔다.

회사 홈페이지 업그레이드, 쇼핑몰 운영 노하우 습득, 장부 정리 등의 기초적인 사업 준비를 했다.


<번외 이야기>

2008년 아키하바라 무차별 살상사건은 충격적이었다. 가끔 구경삼아 가는 곳이라 더 현실적으로 다가왔었다. 아마도 그 날이후로 얼마동안은 차량이 아키하바라로 통행을 못하게 했던 기억이 난다. 덕분에 드넓은 차로를 마음껏 걸어 다닐 수 있었다.

사업을 하기로 마음먹은 직전까지 근무했던 곳이 모바일 콘텐츠를 만드는 곳이었다. 이때만 하더라도 픽처폰 갈라파고스라고 하여, 일본은 절대로 스마트폰이 유행하지 않을 거라는 인식이 팽배했다. 하지만 '아이폰3G'의 발매로 한순간에 픽처폰 신화가 깨지는 걸 목격했다.

리먼 쇼크 당시에는 회사원이었고, 주식도 하고 있지 않아 체감은 많이 되지 않았지만 주위에 도산하는 회사도 많고 어렵다는 소리는 많이 들려왔다.

'아라포'라는 단어는 마흔이 가까운 30대 후반을 지칭하는데 TV에서나 술자리에서 그 단어를 많이 썼다. 나는 아라사(서른이 가까운 20대 후반)였으니 그렇게 슬기회는 없었는데 말이다.



부록: 그 시절 일본의 풍경 (2008-2009)


• 2008.06: 아키하바라 무차별 살상 사건 (사회적 충격)

• 2008.07: '아이폰 3G' 일본 발매 (소프트뱅크, 스마트폰 시대 개막)

• 2008.08: 베이징 올림픽 개최 (키타지마 코스케 수영 2연패)

• 2008.09: 리먼 쇼크 발생 (세계 금융 위기, 급격한 엔고 시작)

• 2008.12: 고무라 데쓰야 등 일본인 노벨 물리학상/화학상 수상

• Trend: '아라포(Around 40)', 게릴라 호우(국지성 호우), 아침 바나나 다이어트

• Song: GReeeeN '기적(キセキ)', '벼랑 위의 포뇨' 주제가, 아무로 나미에 'BEST FICTION'

https://youtu.be/DwTinTO0o9I


• 2009.03: 제2회 WBC(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일본 우승 (이치로 결승타)

• 2009.08: 중의원 선거 민주당 압승 (자민당에서 정권 교체)

• Trend: 초식남(草食系男子), 곤카츠(결혼 활동), 패스트 패션(유니클로/H&M 붐)

• Song: 아라시(Arashi) 'Believe', AKB48 'RIVER', Superfly 'Alright!!'


부록: 2009년 일본 히트 상품 순위


1위 하이브리드차 (프리우스 & 인사이트) : 정부 보조금과 세제 혜택으로 '프리우스'가 일본 자동차 역사상 전례 없는 히트를 기록했다.

2위 기린 프리 (Kirin Free) : 세계 최초의 알코올 0.00% 무알코올 맥주. 음주운전 단속 강화와 건강 지향 덕에 대히트했다.

3위 드래곤 퀘스트 IX : 닌텐도 DS로 출시되어 통신 기능을 이용한 '엇갈림 통신' 열풍을 일으키며 국민 게임의 위상을 증명했다.

4위 항바이러스 마스크 / 관련 상품 : 당시 신종 플루(H1N1) 대유행으로 전국적으로 마스크와 손세정제가 품절 대란을 겪었다.

5위 에코포인트 가전 : 에너지 효율이 높은 가전(TV, 냉장고 등)을 사면 포인트를 주는 정책 덕에 가전 교체 수요가 폭증했다.

6위 뿌려 먹는 라유 (고추기름) : 모모야(Momoya)에서 출시한 '맵지 않은데 매운 라유'가 요리뿐 아니라 밥반찬으로도 큰 인기를 끌었다.

7위 저가형 청바지 (g.u. 등) : 유니클로의 자매 브랜드 g.u. 가 990엔 청바지를 출시하며 초저가 의류 시장을 열었다.

8위 포켓몬스터 하트골드·소울실버 : 과거의 명작을 리메이크하며 아이들뿐 아니라 성인 팬층의 향수까지 자극해 막대한 판매고를 올렸다.

9위 증강현실(AR) 서비스 (세카이 카메라) : 스마트폰 초기 시절, 현실 공간에 정보를 띄워주는 AR 기술이 대중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10위 하이볼 (Highball) : 산토리의 마케팅 성공으로 위스키에 탄산수를 섞어 마시는 하이볼이 젊은 층과 여성층을 사로잡았다.



부록: 2009년 일본 베스트셀러 도서 순위


1위 1Q84 (1권) / 무라카미 하루키 / 하루키가 7년 만에 내놓은 장편 소설로, 사회 현상급 인기를 끌었다.

2위 1Q84 (2권) / 무라카미 하루키 / 1권과 함께 동반 히트하며 상위권을 독식했다.

3위 읽을 수 있을 것 같지만 읽지 못하는, 틀리기 쉬운 한자 / 데구치 미치아키 / 퀴즈 형식의 한자 학습서로, 두뇌 트레이닝 붐과 함께 히트했다.

4위 드래곤 퀘스트 IX 공식 가이드북 / 스퀘어 에닉스 / 게임의 폭발적 인기 덕분에 공략집이 종합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5위 보이는 힘, 느끼는 힘 / 에하라 히로유키 / 스피리추얼 카운슬러 에하라의 에세이로 마음의 위안을 찾는 독자들이 많았다.

6위 전할 수 없는 진심 (모시도라) / 이와사키 나츠미 / 피터 드러커의 경영학을 고교 야구에 접목한 소설이다. (연말 출시 후 급상승)

7위 자기 계발의 정석 / 오카다 타카시 / 불황기 속에서 개인의 능력을 키우고자 하는 수요가 반영되었다.

8위 꿈을 이루어주는 코끼리 / 미즈노 케이야 / 유머러스한 말투의 인도 신 '가네샤'가 과제를 내주는 독특한 자기 계발 소설

9위 가난 가문의 집안일 습관 / 이시하라 카즈코 / 절약과 정리 정돈을 강조하며 주부 층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10위 국가의 품격 / 후지와라 마사히코 / 일본인의 정체성과 품격을 논하며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았다.



부록: 2009년 일본 TV 시청률 순위

순위방송명 (장르)시청률비고

1위 / WBC '일본 vs 한국' (스포츠) / 43.10% / WBC 결승전 한일전. 일본 전역이 열광한 최고의 순간

2위 / 프로복싱 '나이토 다이스케 vs 카메다 코키'40.10% / 숙명의 라이벌전으로 불리며 엄청난 화제를 모음

3위 / 제60회 NHK 홍백가합전 (음악) / 38.40% / 일본의 전통적인 연말 피날레 프로그램

4위 / NHK 대하드라마 '천지인' (드라마) / 26.00% / 츠마부키 사토시 주연, 전 세대를 아우른 사극 열풍

5위 / 일요극장 'JIN-진-' (드라마) / 25.30% / 타임슬립 메디컬 드라마로 민영 방송 중 최고 기록

6위 / 사자에상 (애니메이션) / 24.50% / 일본의 국민 애니메이션, 일요일 저녁의 상징

7위 / NHK 연속 TV 소설 '웰카메' (드라마) / 20.60% / 아침 드라마의 저력을 보여준 작품

8위 / M-1 그랑프리 (예능) / 20.60% / 일본 최대의 만담(코미디) 경연 대회

9위 / 미스터 브레인 (드라마) / 20.50% / 기무라 타쿠야 주연의 뇌과학 수사물

10위 / 뉴스 워치 9 (뉴스) / 20.10% / 정치, 사회적 이슈가 많았던 해의 높은 뉴스 관심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