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서바이벌 상인(商人) 일지- 2011년

지진의 위기를 넘어,고탄다 TOC시대의 개막!

by 마모루 점장

2011년은 일본인들에게 있어 '일상의 소중함'을 다시금 깨닫게 된 매우 특별하고 가슴 아픈 해였다. 특히 방사능으로 인한 식품과 공기의 중요성을 다시한번 일깨워줬다.

그리고 주위 사람들과의 평범한 일상이 행복한 것이라는걸 알게해준 해였다.


카나마치의 원룸에서의 가방판매의 시작으로 점점 반응이 오기 시작하자 원룸은 재고상자로 가득차버렸고, 근처에 '트렁크룸'이라는 컨테이너 베이스의 공유창고를 빌려 재고를 넣어놓는 등 공간부족의 문제가 생기고 일하는 시간과 개인적인 시간 경계, 공간의 경계가 모호해져 점차 지쳐가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러던중 지인과 식사를 하며 나의 상황에 대해 얘기나누는중 고탄다쪽에 유명한 도매빌딩이 있어 거기에 입주해보면 어떻겠냐는 정보를 들었다.

도매빌딩으로 역사가 오래된 그 빌딩은 헬로키티의 산리오라는 회사도 여기에 있었다는 역사를 알고 더 마음이 갔다.

지하의 식당, 100엔샵, 유니클로, ABC마트, 아카짱혼포, 넓은 옥상의 휴게실까지 없는게 없는 빌딩이었다.

마침 제일 작은 10평정도의 사무실이 나서 거기로 입주를 하였다.

창업 자금도 융자로 빌려논 상태라 입주에 필요한 초기비용은 그걸로 지불하였다.

특히 탁트인 옥상에 올라가면 날씨가 좋을때 저멀리 후지산이 보이기도 하고, 도쿄타워도 보였다. 갑갑하고 답답할 상황일때 옥상에 올라가 파란하늘에 흰구름을 보며 자판기 음료를 마셨다.


아무런 집기나 사무용가구가 없이 집에서 쓰던 책상위에 컴퓨터 1대 , 그리고 상품이 들어간 박스몇개가 덜렁놓여진 10평의 사무실은 넓게만 느껴졌다.

그러다가 파티션을 나누어서 앞부분은 당시 전개할 가방의 쇼룸으로 구성하고 뒷부분은 사무실로 구성했다.

(운좋게 나가는 점포의 집기들을 싼값에 얻어와서 재활용하였다)

그렇게 조금씩 상품을 전시하며 가방점포같은 구색을 갖춰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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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가 2011년 3월 11일, 오후에 아는형이 찾아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고 있을때, 갑자기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느낌이 이상한 지진이 닥쳤다.

집기가 흔들렸고 선반에 전시된 가방들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흔들림의 세기도 여느때와 달랐고 벽이 쩍쩍 갈라지는 듯한 소리도 들려서 상당한 공포감에 휩싸였다.

좀있으니 빌딩 방송에서 계단으로 걸어서 밖으로 나오라는 아나운스가 나왔다.

빌딩의 모든사람이 나와 있는 주차장쪽으로 나와 있었고 사태가 좀 진정된듯하여 계속 여진은 있었지만 일단 다시 사무실로 올라갔다.

피해상황이 꽤 커서 지하철과 교통수단이 다 끊혀서 아는형과 함께 사무실에서 밤을 지새우기로 하였다.

휴대폰의 원세그TV의 정보에 눈과 귀를 기울이니 믿을수 없는 영상이 조그마한 화면에서 나왔다.

검은 쓰나미가 육지를 올라오며 집과 차를 쓸어가는데 한발의 차로 도망치는 차량도 있었다.

그렇게 지진후 2차적으로 동북지방에 쓰나미 타격이 휩쓸고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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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주유소에는 기름을 넣으려는 차량의 행렬로 넘쳐났고, 휴지나 식량거리,생활필수품들은 사람들이 사재기를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크게 패닉에 휩싸인 상황은 아니었고 생각보다 사람들은 침착한 편이었다.

나 역시 지진의 불안속에서도 온라인 판매와 점포의 영업은 이어갔으나 매출은 그다지 일어나지 않고 자리만 지키는 상황이었다.

그러던중 아슬아슬했던 후쿠시마 원전 사태가 터졌다. 방송으로 예의주시하던 사태가 터져서 다음날에 한국으로 잠시 피해있기로 했다.

나리타공항의 한국행 비행기는 너무비싸고 구하기가 힘들어서, 도쿄역에서 후쿠오카로 신칸센을 타고 가서 페리로 부산항으로 갔다.

한국에서 한달여동안 부모님댁에서 지내며 사태가 진정되기를 기다렸다. 후일담이지만 사무실 근처 다른 가게들이 내가 갑자기 안나오자 사태가 심각한거 아닌가 하고 걱정했다고 한다.


그렇게 다시 들어와 혼자 판매를 전개해갔다.

혼자해야할 일이 많았으므로 주문정리에서 발주, 택배작업까지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시스템을 만들고 싶었다.

엑셀의 VBA 를 독학하면서 최대한 시간을 줄일수 있는 방향으로 남는시간에 엑셀 매크로로 자동화 시스템을 만들어 가면서 조금씩 업그레이드 해갔다.

마케팅적인 면에서 전무했던 나는 주로 어머니의 날, 발렌타인데이, 스카이트리 오픈 기념 등 어떤 명목으로든 이벤트 기획을 만들어 배너를 노출시켜 전개해갔다.

당시에 상품등록뿐아니라 배너 만드는데도 시간이 많이 걸렸다.



<월별 있었던 일>

1월에는 고탄다 TOC빌딩으로 사무실을 이전하기 위해 분주했다.


1월 11일에는 렌터카를 예약하고 긴책장, 캐비닛 그리고 창고에 있던 가방재고들을 바리바리 싸 들고 이사를 준비했다.

16일에는 아스쿨(※)에서 파티션, 청소기, 대차(다이샤) 등 회사에 필요한 비품을 대거 주문했고, 17일에는 19,200엔을 주고 컬러 레이저 프린터를 다이비키(대금교환)(※)로 구입하면서 사무실에 필요한 비품들을 구입했다.


26일에는 100엔숍에서 선반용 볼트와 커튼을 사고, 명함도 새로 주문했다.

또한, 시나가와구 비즈니스 센터에 가서 융자 상담을 받았다


2월 1일에는 도쿄 빅사이트에서 열린 'ARTIST VISION ILLUSTRATION & GRAPHIC' 전시회에 참관하며 영감을 얻었고, 거래처 사장님과 통화하며 "점포 앞에 주문 들어온 것을 연출하면 효과가 있다", "디스플레이는 최신 샘플로 해야 한다"는 등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소매상 영업 노하우를 전수받았다.


"이 가죽의 두께는 깜짝 놀랄 정도!"라는 컨셉으로 타사 가방과의 가죽 두께를 비교하는 기획을 해볼까라는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내기도 했다.



※아스쿨(Askul) : '아스(明日)'는 다음날, '쿠루(来る)'는 온다라는 의미로 회사의 비품은 뭐든지 취급하는 카탈로그주문방식의 회사, 물론 웹페이지에서도 주문을 할수 있으며 연계된 지점에서 상품을 보내는 시스템으로 다음날 도착이 가능했다.


※다이비키(代引き) : 구입한 물건이 도착할때 택배원에게 물품대금을 지불하는 방식, 후불방식으로 수수료가 300-500엔정도 더 든다.


3월 ~ 4월, 3.11 동일본 대지진


순조롭게 흘러가던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했다. 이 사건은 인생관과 사업 방향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았다.


3월 31일의 일기에는 당시의 심경이 고스란히 적혀있다. _"사람은 언제 죽을지 모르기 때문에 그때그때 최선을 다하는 건 물론, 하고 싶은 일을 빨리 진행할 필요가 있겠다."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후, 마트의 식품코너는 비워있고 주유소는 어느때든 차들이 줄지어 늘어서고 있는 상황이었다. 항상 뉴스를 주시하고 불안한 상황이 이어졌다.

그러다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의 폭발사고와 방사능 누출에 대한 뉴스를 접하고, 부모님도 너무나 걱정을 하여 일단 한국으로 대피하기로 했다.


나리타공항에서의 한국행 비행기티켓은 천정부지로 치솟아있고 티켓구하기도 힘들어서, 후쿠오카까지 신칸센으로 가서 페리로 부산항으로 넘어갔다.

일본의 상황이 안좋아서 한국으로 사업거점을 임시로 한국으로 옮길까라는 검토를 심각하게 하였다.

상황이 다소 진정되면서 4월 3일부터 임시 휴업을 마치고 정상 영업을 시작한다는 공지를 올렸다.


위기가 기회라고 했던가, 지인이 하던 숍에서는 지진대비용 헬멧과 램프등을 팔아 대박을 쳤다. 그래서 한 단계 성장했던 계기를 만든거 같았다.


6월,가방전문샵이라는 컨셉을 지키기 위해 재난 대비용 상품을 취급하기가 꺼려져, 그나마 재난 상황에서 도망가기 위한 플랫슈즈, 츄리닝 바지 등 패션 카테고리에 추가했다.

사람들의 니즈와 트렌드. 유행은 무시할수 없다. 매출의 규모를 키우고 싶으면 사람들의 니즈를 잘 파악하여 준비해둬야한다.


6월24일부터 26일까지 TOC 빌딩 '도쿠노이치'행사에 참가하여 샘플 가방과 재고, 마스크팩을 오프라인 점포에서 판매했다. 도쿠노이치(徳の市)는 일년에 3번하는 TOC빌딩의 최대 이벤트이다. 입주된 도매회사는 재고나 이월상품을 세일로 일반 소비자들에게 판매하는 3일간의 이벤트이다.

그 이벤트에서 일본아줌마들이 가격을 깎는다는걸 처음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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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혹은 소수의 인원으로 쇼핑몰을 돌리다 보니 '자동화'는 필수였다. 6월 29일에는 복수 주문 시 셀 색깔이 변하는 기능, 고객 생일 감별 모듈, 라쿠텐 달력 자동 생성 모듈, 은행 입금 확인 시 색깔 표시 모듈 등을 엑셀 매크로로 개발하여 업무 효율을 극대화했다.


9월 ~ 10월, 가을이 되면서 본격적인 마케팅에 돈을 쓰기 시작했다.

9월 22일, 구글 애드워즈와 라쿠텐 키워드 광고등에서 '가방 통판', '가방 라쿠텐', '가죽 가방', '유행 가방' 등의 키워드를 대거 등록하여 검색 유입을 늘렸다.

또한,히트 상품을 라쿠텐 랭킹에 올리기 위한 전략도 세웠다. 가격이 저렴하고 항시 공급 가능한 상품(블랙,브라운 중심)을 선택하고, 리뷰가 이미 많이 쌓인 상품페이지를 다른 가죽가방 페이지로 유도하는 전략도 세웠다.


연말 상전에서는 12월 매출 2배를 목표로 세웠다.

후쿠부쿠로(럭키백) 기획을 세워 가죽 가방 3점중 선택 가능한 예약판매로 기획을 했다.

다양한 랩핑(선물 포장) 서비스 기획하고 무료 배송을 내세웠다.

크리스마스, 보너스 시즌을 겨냥해 아이폰/아이패드 케이스, 지갑, 파우치, 파티용 클러치 등을 특집으로 꾸미며 바쁘게 마케팅 플랜을 짜던 시기였다.


11월 ~ 12월, 다사다난한 한해의 마무리

일러스트백을 위한 전시회를 준비하기 위한 IFF(국제 패션 페어) 설명회에 참석했고, 미쓰비시 은행의 융자 담당자와 미팅을 가졌다.

12월 31일 연말, 회계사무소와 연말정산에 대해 논의하며 2011년 회계 장부를 마감했다.



2011년 도쿄 서바이벌 상인 키워드 순위 (Top 10)

1. 라쿠텐 (Rakuten): 2010년에 이어 2011년에도 주력 판매 플랫폼으로서 '라쿠텐 랭킹', '라쿠텐 톱페이지 리뉴얼', '라쿠텐 뱅크' 등 가장 많이 언급되었습니다.

2. 주요 거래처명: 가장 핵심적인 가방 공급 거래처로, 거의 매일 "주문", "입금", "재고 확인" 등의 기록에 등장합니다.

3. 주문 (Order): 고객으로부터 들어온 주문과 거래처(후즈백, 코베트, 해피샵 등)에 넣는 발주 업무로 인해 매일 빠짐없이 기록되었습니다.

4. 상품 (Product)**: '신상품 등록', '상품 페이지 수정', '품절 상품' 등 쇼핑몰 운영의 기본 단위로 빈번하게 사용되었습니다.

5. 가방/백 (Bag): 판매의 핵심 아이템. 모터백, 에디터즈백, 캔버스백 등 다양한 종류의 가방 사입과 판매 전략에 계속 등장합니다.

6. 입금: 고객 결제 확인, 거래처 대금 지불, 라쿠텐 뱅크 및 한국으로의 송금 등 자금 흐름과 관련하여 꾸준히 언급되었습니다.

7. 등록: 신상품을 쇼핑몰에 올리거나, 검색어(키워드)를 등록하고 광고를 세팅하는 업무 기록입니다.

8. 배송: '배송 완료 메일', '배송 지연 공지', 사가와/야마토 등의 물류 관련 키워드입니다.

9. 메일: 주문 확인, 고객 클레임 대응, 땡큐 메일, 메일 매거진(멜매) 발송 등 주요 소통 수단입니다.

10. 키워드 (Keyword): 2011년에는 라쿠텐 검색 노출(SEO)을 위해 '키워드 변경', '서치 워드 등록' 등 검색어 최적화 작업에 많은 공을 들였습니다.


2011년 일본 주요 뉴스 및 사회현상

- 2011.03: 동일본대지진 및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일본 현대사 최대의 비극)

- 2011.07: 나데시코 재팬(일본 여자 축구 대표팀) 월드컵 우승 (재해로 실의에 빠진 일본에 큰 희망을 줌)

- 2011.07: 지상파 아날로그 방송 종료 및 디지털 방송 전면 전환.

- 유행 트렌드 (유행어)

- 기즈나(絆, 유대): 대지진 이후 사람 간의 연결을 강조하며 '올해의 한자'로도 선정.

- 나데시코 재팬(なでしこジャパン): 여자 축구팀의 애칭이자 강인한 일본 여성을 상징.

- 스마트폰(スマホ): 아이폰의 보급과 함께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급격히 교체되던 시기.

- 유행했던 노래

1. AKB48 - フライングゲット(플라잉 겟) / Everyday、カチューシャ: 오리콘 차트 상위권 독점.

2. 마루마루 모리모리(マル・マル・モリ・モリ!): 아역 배우 아시다 마나와 스즈키 후쿠가 부른 귀여운 율동 곡으로 전 국민적 인기.

3. 카라(KARA) - Jet Coaster Love: 해외 여성 아티스트 최초 오리콘 주간 싱글 1위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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