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베트남 합작 영화 '엄마를 버리러 갑니다'
배우 정일우가 출연한 한국·베트남 합작 영화 ‘엄마를 버리러 갑니다’가 베트남에서 개봉 3주 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했다. 현지에서 예상 이상의 흥행을 기록하며 ‘정일우 효과’를 입증했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엄마를 버리러 갑니다', 베트남 200만 관객 돌파… 정일우 효과 입증
지난 29일 서울 용산 CGV 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언론시사회에는 모홍진 감독과 배우 정일우가 참석해 작품에 대한 소회를 전했다. 영화는 거리의 이발사로 일하는 아들 환이 알츠하이머에 걸린 엄마를 돌보며, 한국에 있는 형에게 엄마를 데려다주기 위해 떠나는 여정을 그린다. 잔잔한 감정선을 따라가는 여정 속에서 가족 간의 정과 이별을 담아낸 휴먼 드라마다.
정일우는 이번 작품에 노 개런티로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모 감독은 “정일우 배우는 베트남에서 인기가 많다. 한국과 베트남 제작사 모두 정일우 배우를 원했다. 제작비가 넉넉하지 않아 걱정했는데, 정일우 씨가 ‘첫 베트남 영화가 잘됐으면 좋겠다’며 출연료 없이 함께해줬다”고 밝혀 박수를 받았다.
정일우는 “베트남 여행 중 현지 분들로부터 많은 따뜻한 마음을 받았다. 그때 느낀 감정을 작품을 통해 되돌려드리고 싶었다”며 출연 이유를 전했다. 이어 “좋은 영화라는 확신이 들었고, 배우로서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노 개런티로 참여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작품을 통해 배우로서 또 다른 타이틀을 얻은 기분”이라고 덧붙였다.
베트남에서는 정일우의 출연 소식이 알려지자 현지 언론이 연일 관련 소식을 다루며 관심을 보였다. 개봉 직후 입소문이 빠르게 퍼지면서 3주 만에 2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모았다. 현지 극장가에서는 “가족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라는 평가와 함께 장기 상영 요청도 이어지고 있다.
모 감독은 “한국과 베트남이 함께 만든 영화가 이렇게 뜨거운 반응을 얻을 줄은 몰랐다. 정일우 배우의 진심 어린 연기와 베트남 제작진의 열정이 잘 어우러졌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언어와 문화는 달라도 가족을 향한 마음은 같다는 점이 많은 관객의 공감을 얻은 것 같다”고 말했다.
감동 휴먼 스토리 '엄마를 버리러 갑니다' 관전 포인트
이번 작품의 관전 포인트도 분명하다. 첫 번째는 정일우의 연기 변신이다. 그는 영화에서 알츠하이머로 점점 기억을 잃어가는 ‘레티한’의 젊은 시절 속 다정한 연인 ‘정민’으로 등장해 인상 깊은 연기를 선보였다.
자상하고 다정한 모습을 표현해야 하는 정민 역에 한국과 베트남 제작사 만장일치로 정일우를 캐스팅했다는 후문이다.
두 번째는 한국과 베트남이 함께 만든 영상미다. 베트남의 따뜻한 색감과 한국적 정서가 어우러져 부드럽고 진한 감동을 만들어낸다. 언어는 다르지만 가족을 향한 마음이 같다는 메시지가 관객에게 자연스럽게 전해진다.
세 번째는 모 감독의 담백한 연출이다. 감독은 과한 장치 없이 인물의 행동과 침묵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대사보다 정적인 장면이 많지만, 오히려 그 속에서 진한 감정이 느껴진다. 관객은 등장인물의 한숨과 눈빛을 통해 가족의 의미를 스스로 되짚게 된다.
‘엄마를 버리러 갑니다’는 눈물을 강요하지 않는 영화다. 담담하게 흘러가는 이야기 속에서 인간적인 온기를 전하며, 누군가를 사랑하고 보내야 하는 순간의 복잡한 감정을 진솔하게 담아낸다. 정일우의 변신과 두 나라의 협업이 만들어낸 이 작품은 다음 달 5일 한국 개봉을 앞두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따뜻한 반응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