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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전 작품인데 지금 봐도 완성도 미친 '드라마'

by 이슈피커
2.jpg 사진=유튜브 ‘SBS’

오늘은 수많은 이들이 기억하는 SBS 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를 다시 꺼내본다. 2013년 여름을 달군 이 작품은 마음을 읽는 소년과 냉소적인 국선변호사가 진실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을 그렸다.


총 18부작으로 방영된 이 드라마는 첫 방송부터 완성도 있는 연출과 탄탄한 서사로 주목받았고, 방영 내내 높은 시청률을 유지하며 종영까지 큰 사랑을 받았다. 법정 이야기 속에 판타지 요소가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깊은 인상을 남겼다.


사람의 마음을 읽는 소년 박수하


‘너의 목소리가 들려’는 어린 시절 끔찍한 살인사건을 목격한 박수하(이종석)로부터 시작된다. 그는 우연히 사고 이후 타인의 생각을 들을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된다.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범인을 법정에서 증언하며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지만, 그 대가로 평생의 위협 속에 살아간다. 세월이 흘러 성인이 된 수하는 국선변호사 장혜성(이보영)을 만나게 된다.

3.jpg 사진=유튜브 ‘SBS 옛날 드라마 – 빽드’

어린 시절의 장혜성은 과거 재판에서 수하를 도왔던 사건의 증인이었다. 성인이 된 혜성은 돈을 위해 변호를 맡는 냉정한 인물로 그려지지만, 수하를 통해 잊고 지냈던 신념을 되찾는다. 두 사람은 범인으로부터 위협이라는 상처를 안고 있다.


수하는 혜성을 지키기 위해 곁을 맴돌며 사건의 진실을 좇는다. 사람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그의 능력은 법정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열지만, 동시에 위태로운 결과를 낳는다. 증언의 무게와 기억의 왜곡, 그리고 거짓 속에서 진실을 가려내려는 인물들의 갈등이 이어진다. 극은 초능력이라는 설정에 기대지 않고, 인간의 내면에 자리한 불안과 양심의 문제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법정에 선 사람들, 서로에게 얽힌 과거


장혜성은 국선변호사로 일하며 여러 사건을 맡지만, 매번 현실의 벽에 부딪힌다. 의뢰인들은 돈이 없고, 사건은 복잡하다. 그러나 어느 날, 그녀 앞에 박수하가 나타나면서 이야기는 전환점을 맞는다. 수하는 과거 살인사건의 증언 이후 세상과 단절된 채 살아왔고, 오직 혜성을 지키겠다는 마음 하나로 버텨왔다.

4.jpg 사진=유튜브 ‘SBS 옛날 드라마 – 빽드’

극의 또 다른 축에는 바른 성격의 변호사 차관우(윤상현)가 있다. 그는 법의 원칙을 중시하는 인물로, 감정보다 논리를 앞세운다. 그러나 혜성과 함께 사건을 다루며, 정의와 현실의 간극을 경험하게 된다. 검사 서도연(이다희)은 혜성과 학창 시절부터 엮인 인물이다. 어린 시절 한 사건으로 두 사람의 관계는 돌이킬 수 없는 균열을 맞았고, 시간이 흘러 법정에서 다시 마주하게 된다. 도연은 검사의 입장에서 진실을 쫓지만, 그 과정에서 자신이 외면했던 과거의 그림자와 마주한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의 인물들은 각자 과거에 얽매인 채 현재를 살아간다. 누군가는 죄책감에, 누군가는 복수심에 사로잡혀 있다. 그러나 결국 이들은 법정이라는 공간에서 서로의 진심을 마주하게 되고, 오래된 상처를 마주하며 조금씩 변해간다.


드라마는 여러 재판을 통해 인간의 본성과 사회의 모순을 그려낸다. 특히 살인범 민준국(정웅인)은 작품을 이끄는 중심 축으로, 과거 주인공들의 삶을 송두리째 흔든 인물이다. 그의 재등장은 상처를 다시 들춰내고, 이에 따라 혜성과 수하는 또다시 시련을 맞는다.


시청률 기록과 작품 평가


‘너의 목소리가 들려’는 방영 내내 시청률 면에서도 두드러졌다. 첫 회 7.7%로 출발해 2회 만에 12.7%로 상승했고, 10회에는 19.7%, 11회에서는 22.1%를 돌파했다. 최고 시청률은 24.1%로, 평균 시청률 18.8%를 기록하며 큰 성공을 거뒀다. 당대 경쟁작들을 모두 제치며 수목드라마 1위 자리를 지켰고, 완성도 있는 전개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5.jpg 사진=유튜브 ‘SBS’

시청자들은 초능력과 법정이라는 두 소재가 충돌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이어진 점을 높이 평가했다. 자극적인 장면 없이도 긴장감을 유지했고, 매 회차 탄탄한 전개로 완성도를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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