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은 날았고, 나는 돌아왔다
상영관 불이 꺼지기 전, 휴대폰을 한 번 더 확인했다.
아이 열은 없는지, 어린이집 하원 시간은 괜찮았는지.
취재 겸 영화관에 들어선 몸이지만,
머리는 아직 반쯤 육아 중이었다.
영화는 ‘슈퍼맨’.
DC의 새 출발이자, 제임스 건 체제의 첫 번째 카드.
감독, 출연진, 제작비, 북미 성적, 다 외워두고 앉아있었다.
기자는 그런 걸 챙겨야 하니까.
생각보다 괜찮았다.
CG도 시원했고, 슈퍼독 크립토의 활약도 재밌었다.
하지만 그보다 더 눈에 들어왔던 건
슈퍼맨이 “강한 사람”이 아니라
“선한 사람”으로 그려졌다는 점이다.
세상을 구하기 전에
사람을 먼저 살피는 영웅.
힘을 쓰기 전에
이유를 먼저 고민하는 영웅.
영화를 보고 나오는데
이상하게 아이 얼굴이 떠올랐다.
며칠 전 아이가 내게 물었다.
“엄마, 착한 사람이 제일 세지?”
그때는 그냥 웃으며 넘겼다.
하지만 스크린 속 슈퍼맨이 싸우는 이유를 보며
그 말이 다시 마음에 걸렸다.
내가 매일 마감을 하면서,
질문을 던지고 기사를 쓰고 있는 이유는 뭘까.
기자는 정답이 아니라, 방향을 써야 하는 사람인데
그 방향에 ‘선함’이 남아 있었나 싶었다.
극장을 나와 다시 메신저를 확인한다.
“하원 잘했어요”
“오늘은 미역국 먹었어요”
슈퍼맨은 다시 하늘로 날아갔고
나는 다시 현실로 돌아간다.
기자로서 남긴 문장보다
엄마로서 건넬 한마디가
오늘은 더 오래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