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성 1위의 위엄… 25년을 잃은 스타의 이야기

‘금쪽같은 내 스타’, 웃음과 눈물 사이에 선 엄정화

by 이슈피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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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여름 밤, 거실 불을 낮춰놓고 드라마를 틀었다. 화면 속 인물들이 웃고 울며 오가는 장면에 잠시 멈춰 앉게 된다. 낯설지 않은 얼굴, 오랫동안 ‘안방퀸’이라 불렸던 배우 엄정화가 중심에 서 있었다. 그리고 그가 다시 한 번 세상의 주목을 받았다는 소식이 곧 기사로 이어졌다.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이 발표한 화제성 지표에서, 8월 셋째 주 드라마 출연자 검색어 부문 1위. 화려한 수식 없이도 이 결과는 설명이 된다. 작품 ‘금쪽같은 내 스타’ 속에서 그가 보여주는 집중력과 흡입력은 곧 숫자로도 증명된 셈이다. 오랜 무대 위에서 다져온 힘은 여전히 유효했다.


드라마는 한때 모든 스포트라이트를 받던 인물이 하루아침에 25년을 건너뛰어 낯선 현실에 눈뜨는 이야기다. 엄정화는 봉청자라는 이름으로 등장한다. 스스로를 여전히 스물다섯의 톱스타라 믿지만, 세상은 이미 그를 지나쳤다. 화려했던 무대는 사라지고 남은 것은 평범한 일상과 잃어버린 시간. 그 간극에서 벌어지는 좌충우돌은 코미디로 웃음을 주고, 동시에 아릿한 울림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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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청자가 홀로 선 무대에 독고철이 들어온다. 송승헌이 연기하는 그는 좌천된 전직 형사다. 무기력한 일상을 흘려보내던 중 봉청자를 만나고, 원치 않게 그의 삶에 휘말린다. 티격태격하는 두 사람의 호흡은 묘한 설렘을 만들고, 뜻하지 않게 로맨스의 색을 더한다. 사건과 갈등 속에서 순간적으로 빛나는 케미는 드라마를 붙잡는 힘이 되었다.


또 다른 인물도 빠질 수 없다. 오대환이 연기한 강두원은 과거 임세라의 매니저였다가 지금은 성공한 대표가 되었다. 여유롭게 웃으며 과거를 이야기할 수 있을 만큼 달라진 그 앞에, 잊힌 스타가 다시 나타난다. 한때 굴레처럼 맴돌던 기억이 새로운 변수로 바뀌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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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 젊은 시절의 임세라는 장다아가 연기한다. 빛나는 외모와 연기로 ‘국민 첫사랑’이라 불리던 전성기를 그려낸다. 덕분에 봉청자의 과거와 현재가 입체적으로 이어지고, 이야기는 더 단단해진다. 여기에 이엘, 현봉식, 차정화 같은 배우들이 합류해 장면 곳곳에 색을 채운다.


시청률은 처음 1.3%로 시작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입소문을 탔고, 여섯 번째 회차에서는 3.8%까지 올랐다. 독특한 설정과 배우들의 호흡, 그리고 매회 조금씩 켜켜이 쌓이는 서사가 사람들을 붙잡았다. 단순한 로맨틱 코미디를 넘어, 잃어버린 시간과 다시 살아내야 하는 현실이 교차하는 이야기에 시청자들은 점점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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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방송에서는 봉청자가 납치범과 대치하는 장면이 긴장을 높였다. 사고의 가해자에게 끌려가 필사적으로 버티는 순간, 독고철이 나타났다. 위기와 구원 사이에서 드러나는 두 사람의 관계는 단순한 티격태격을 넘어선다. 어쩌면 서로에게 이미 의지가 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엄정화는 “임세라로 살아온 20대의 감정선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겉으로는 50대지만 내면은 20대에 멈춰 있는 인물을 표현하기 위해, 당시의 시선과 에너지를 되살리는 데 힘을 쏟았다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화면 속 봉청자는 나이를 뛰어넘은 채 여전히 반짝이는 소녀 같은 면모를 보여주고, 동시에 세월을 버텨낸 중년의 단단함도 묻어난다.


드라마는 결국, 잃어버린 자리를 되찾으려 몸부림치는 한 사람의 이야기다. 무대 위에 다시 서려는 봉청자의 집념, 그 곁에서 무심하게도 든든하게 함께 서 있는 독고철. 그리고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며 만들어내는 수많은 장면들. 웃음을 주다가도 어느 순간 마음을 울리는 장치들이 차곡차곡 쌓인다.


엄정화가 중심에 있다는 사실은 이 드라마의 가장 큰 힘이다. 오랜 세월을 지나며 그는 여전히 화면을 지배한다. 카리스마와 코미디 사이를 오가며 무게를 잡는 그의 연기는 단순한 복귀가 아니라 또 한 번의 갱신처럼 보인다.


밤이 깊어 드라마가 끝나고도, 여운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잃어버린 시간을 되찾으려는 누군가의 발버둥은 어쩐지 우리 모두의 이야기 같았다. ‘금쪽같은 내 스타’라는 제목은 결국 봉청자만이 아니라, 자신만의 무대를 향해 서 있는 모든 이들에게 건네는 말처럼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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