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어로물처럼 시작해 현실을 말했다

중증외상센터는 왜 구조되지 않았는가

by 이슈피커

백강혁이라는 이름은

처음엔 조금 낯설었고,

보고 나서는 잊히지 않았다.


그는 칼을 들고 사람을 살리는 의사였고,

누군가에겐 병원이 아니라 전쟁터였다.

그리고 그가 만든 8부작 드라마는

결국 시상식 무대의 정점에 섰다.

111.jpg 사진=넷플릭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중증외상센터’는

제4회 청룡시리즈어워즈에서

최우수 드라마상과 남우주연상(주지훈)을 동시에 수상했다.


폭발적인 흥행, 빠른 전개, 해외 반응,

그리고 백강혁이라는 인물.

이 드라마는 한국 장르물의 가능성을

정면으로 증명해 보였다.


드라마는 환자를 살릴수록 적자가 쌓이는

대학병원 외상센터를 무대로 한다.

현실에서도 유명무실했던 외상팀에

전장을 누비던 천재 외과의 백강혁이 부임하면서

시스템은 바뀌고, 이야기의 속도도 달라진다.


시청자들은 백강혁을 보고

‘사이다’라고 불렀다.

하지만 이 드라마는 단순한 응징이 아니었다.


속도감은 있었지만,

그 안에는 현실의 비틀림이 있었다.

주인공은 히어로처럼 등장하지만

그가 싸우는 대상은 과장이 아니라 시스템이었다.


병원 안에서 쏟아지는 피와 책임,

의사와 환자 사이의 거리,

그리고 구조될 수 없는 구조.

‘중증외상센터’는

장르물의 틀 안에서

의료 현실을 던지는 방식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로맨스는 없다.

사연 중심의 신파도 거의 없다.

이야기는 오직 백강혁이라는 인물과

그가 만든 구조적 균열에 집중한다.


그래서 8부작이라는 짧은 구성 안에서도

밀도는 흐트러지지 않는다.

주지훈은 이 드라마로

청룡과 백상에서 모두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추영우는 신인상을 수상했고,

제작사 스튜디오N은

웹툰 원작 영상화 이상의 성과를 입증했다.


공개 6일 만에 글로벌 콘텐츠 순위 2위.

국내 TOP10 시리즈 22일 연속 1위.

누적 시청수 3100만 회.

비영어권 작품 중 한국 장르물 7위.


‘중증외상센터’는 숫자보다 더 큰 무게로

“사람을 살리는 이야기”가

어떻게 시청자를 설득할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


백강혁이라는 인물은 떠났지만

그가 남긴 한마디는 아직도 유효하다.

“살릴 수 있는데, 안 살리는 건 살인입니다.”


이야기의 힘이란

때로는 의학용어보다

그 한 문장에 있다고 믿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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