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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영까지 딱 4회…여전히 ‘1%’ 시청률인 한국 드라마

by 이슈피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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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선빈, 라미란, 조아람 등 연기파 배우들이 출연한 MBC 금토드라마 ‘달까지 가자’가 종영까지 단 4회를 남겨두고도 시청률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주말 황금 시간대 편성, 톱스타 출연진,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서사 등 여러 강점을 지녔음에도 시청률은 1~2%대를 맴돌며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달까지 가자', 종영 4회 남기고 저조한 시청률


지난달 19일 첫 방송된 ‘달까지 가자’는 첫 회 2.8%를 기록하며 무난한 출발을 보였으나 2회에서는 1.7%로 급락했고, 4회에서는 1.2%라는 자체 최저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후 3회에서 잠시 상승세를 보였지만 이후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시청률 면에서는 다소 아쉬운 흐름이지만 작품이 담고 있는 현실적 메시지와 인간 내면의 욕망을 향한 시선에는 여전히 시청자들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달까지 가자’는 풍요로워 보이는 사회 속에서 점점 빈곤해지는 청년들의 현실을 날카롭게 포착한다. 넘쳐나는 물건과 화려한 도시 불빛, 그 안에서 더 나은 삶을 꿈꾸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히는 젊은 세대의 초상을 코인 투자라는 소재로 그려냈다. 불안정한 일자리, 무거운 빚, 허무한 기대감 속에서 살아가는 청춘들이 ‘조금 더 나은 삶’을 찾아 떠나는 여정을 판타지처럼 풀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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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는 “욕망을 긍정하는 힘”이라는 독특한 관점으로 이야기를 이끈다. 주인공들은 부나 성공이 아닌 스스로의 생존을 위해 선택한 ‘위험한 도전’을 통해 현실의 벽을 넘어서는 과정을 보여준다. 시청자들은 여정을 통해 욕망과 절망 사이의 경계를 바라보며 결국 인간적인 희망을 찾아가는 이야기로 해석한다.


가족의 상처와 용서, 8회 ‘엄마와 딸’이 남긴 여운


지난 11일 방송된 8회 ‘엄마와 딸’ 편은 이런 서사를 가장 섬세하게 풀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박병’에 걸려 가족을 떠났던 아버지 정용직(서현철)이 오랜 세월 만에 딸 정다해(이선빈) 앞에 나타나면서, 다해의 일상이 다시 흔들리기 시작했다. 코인 채굴기를 끌어안은 채 경찰서에서 발견된 아버지와의 재회는 반가움보다 허탈함에 가까웠다. 여전히 “인생 마지막 한 방”을 외치는 그의 모습에 다해는 남은 기대마저 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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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갈등은 이내 가족의 자리로 옮겨갔다. 다해가 준비한 엄마 이정임(김미경)의 환갑잔치에 예고 없이 나타난 용직은 다해의 코인 투자 사실까지 폭로했고 정임은 큰 충격에 빠졌다. “너 보기 부끄럽지 않게 살았다”는 정임의 말에 다해는 “조금이라도 나아지고 싶어서였다”고 외쳤지만, 오랜 상처는 쉽게 아물지 않았다.


이어진 장면에서 용직은 다해의 회사까지 찾아와 돈을 요구했고 결국 다해의 억눌린 감정이 폭발했다. “살려고 시작한 거야”라는 다해의 대사는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현실 청춘의 절박함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그러나 극적인 순간, 용직은 쓰러졌고 병원에서는 폐암 2기라는 진단이 내려졌다.


정임은 결국 딸에게 치료비를 함께 부담하자고 제안했다. 갈등으로 얼룩졌던 모녀는 서로의 고단한 삶을 인정하며 화해의 순간을 맞았다. “코인을 하든 뭐든, 네가 가고 싶은 데까지 가봐”라는 정임의 말에 다해는 “더 센 딸을 뒀으니 그런 걱정은 하지 말라”고 웃어 보였다. 짧지만 묵직한 대화 속에서 모녀의 상처와 용서가 교차했고, 시청자들에게 잔잔한 여운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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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에서는 젊은 시절의 정임(배보람)이 태어나기 전의 다해에게 “세상엔 즐거운 것도 많고, 맛있는 것도 많다. 그거 다 하게 해줄게”라고 속삭이는 장면이 등장했다. 이어 성인이 된 다해의 내레이션이 겹치며 “세상에서 가장 다정한 약속을 한 당신에게 나는 얼마나 근사한 대답을 돌려줘야 할까”라는 대사가 흐른다. 갓 말을 배우기 시작한 아기 다해의 “엄마”라는 한마디로 에피소드는 마무리됐다.


비록 시청률은 저조하지만 ‘달까지 가자’가 전하는 메시지는 여전히 묵직하다. 현실의 벼랑 끝에서 희망을 찾아가는 인물들의 여정은 ‘코인 드라마’ 이상의 의미를 품는다. 후반부에 들어선 만큼 이들이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될지 관심이 모인다. ‘달까지 가자’는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오후 9시 50분 MBC에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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