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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도 전부터 해외 수상 휩쓸고 호평 터졌던 한국 영화

by 이슈피커
1.jpg 사진=바이포엠스튜디오

해외 유수의 영화제를 사로잡은 영화 ‘하얀 차를 탄 여자’가 29일 드디어 전국 극장가에 걸렸다. 샌디에고 국제영화제 ‘베스트 인터내셔널 피처’ 수상, BFI 런던영화제 스릴 부문 공식 초청 등 이미 세계 무대에서 존재감을 입증한 작품이 국내 관객을 만나는 순간이다. 정려원과 이정은의 강렬한 연기 호흡으로 완성된 밀도 높은 서스펜스가 관객들의 기대를 끌어올리고 있다.


해외 영화제 휩쓴 ‘하얀 차를 탄 여자'


‘하얀 차를 탄 여자’(감독 고혜진)는 피투성이가 된 언니를 태우고 병원으로 향한 도경(정려원)이 경찰 현주(이정은)에게 혼란스러운 진술을 하며 벌어지는 사건을 그린다. 모든 인물이 서로 다르게 기억하는 범인과 진실을 좇는 전개 속에서, 관객은 각자의 시선으로 진실을 추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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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장편을 선보인 고혜진 감독은 “2022년 2월, 코로나19로 어려웠던 시기에 단 14일 만에 촬영을 마쳤다”며 “긴 시간 후 드디어 관객을 만난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고 전했다. 그는 “스릴러는 리듬의 예술이다. 편집 과정에서 수십 번의 리듬을 조율하며 긴장감을 설계했다”고 밝혔다.


고 감독은 이번 작품에 담은 메시리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사람은 처음 접한 정보에 따라 같은 사건도 다르게 본다. 피해자의 진술을 통해 관객이 어떤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는지 생각해보길 바랐다”고 설명했다. 이어 “트라우마는 누구에게나 존재하지만, 그것을 공유할 때 서로에게 구원이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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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려원은 이번 작품을 통해 7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했다. 그는 “요즘 영화 한 편이 개봉하는 게 얼마나 큰 일인지 잘 안다. 관객 앞에 다시 설 수 있다는 사실이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극 중 도경은 불완전한 기억 속에서 진실을 좇는 인물로, 목격자이자 피의자의 경계를 오간다. 정려원은 “첫 촬영이 언니에게 ‘문을 열어달라’고 절규하는 장면이었다. 그 신이 배우의 긴장감을 잡아줬다. 힘들었지만 캐릭터에 몰입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이정은은 사건의 실체를 추적하는 경찰 현주 역을 맡았다. 그는 “혹독한 날씨 속에서도 모두가 진심으로 임했다. 여성 서사가 활발히 다뤄지던 시기에 만난 시나리오라 의미가 깊었다”고 말했다.


두 배우는 서로에 대한 신뢰도 드러냈다. 정려원은 “이정은 선배님과 함께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든든했다”고 했고, 이정은은 “정려원의 즉흥적인 연기를 보며 진짜 배우를 만났다고 느꼈다. 다시 호흡을 맞추고 싶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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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차를 탄 여자’는 이미 여러 국제영화제에서 인정받은 작품이다. 제22회 샌디에고 국제영화제에서 ‘베스트 인터내셔널 피처’상을 받았고, 제66회 BFI 런던영화제 스릴 부문 공식 초청작으로 선정됐다. 또 제26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는 ‘왓챠가 주목한 장편상’과 ‘코리안 판타스틱 배우상(정려원)’을 수상하며 작품성과 연기력을 동시에 입증했다.


오늘부터 관객들은 스크린을 통해 서로의 기억이 엇갈리는 진실의 미로 속으로 초대된다. 긴 시간의 기다림 끝에 찾아온 이 영화가 어떤 여운을 남길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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