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無題)

by aa

어디선가 푸른 것이 쏟아지고

나는 아직 열리지 않은 문을 바라본다


단어들은 형체를 잃고

바람이 문장 사이를 기웃거린다


너는 있었던 적도 없는데

왜 나는 매번 너를 닮은 방향으로 기울까


물방울이 아니었는데

자꾸 떨어졌다


그건 새벽의 그림자였을까

아니면 내가 접지 않은 가능성들이었나


어떤 감정은 말로 남는 대신

빛 아래서 비틀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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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목, 금,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