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나를 부르지 마
나는 이미 수면 위의 이름들을 모두 버렸고
되돌아갈 수 없는 속도로 당신 쪽으로 기울어 있으니.
빛이 도달하지 않는 곳,
물결도 없는데 계속 잠기는 지점.
그곳이 당신의 심부라면 나를 그 가장 아래에 처박아 줘
두려움이 마지막으로 숨을 쉬고
희망이 스스로 목을 놓는 곳에 나를 내려놓아 주라
나는 구원을 원하지 않아
부서져도 괜찮고 사라져도 괜찮은
그 침묵의 바닥에서 나를 완전히 잃게 해 줘
끝내 아무것도 남지 않더라도
그것이 당신의 방식이라면
나는 기꺼이 무저갱으로 젖어들게
아무 말도 하지 않는 당신을,
나는 가장 정확한 대답으로 이해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