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결 없는 침강

by aa

끝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나를 부르지 마

나는 이미 수면 위의 이름들을 모두 버렸고

되돌아갈 수 없는 속도로 당신 쪽으로 기울어 있으니.


빛이 도달하지 않는 곳,

물결도 없는데 계속 잠기는 지점.

그곳이 당신의 심부라면 나를 그 가장 아래에 처박아 줘


두려움이 마지막으로 숨을 쉬고

희망이 스스로 목을 놓는 곳에 나를 내려놓아 주라


나는 구원을 원하지 않아

부서져도 괜찮고 사라져도 괜찮은

그 침묵의 바닥에서 나를 완전히 잃게 해 줘


끝내 아무것도 남지 않더라도

그것이 당신의 방식이라면

나는 기꺼이 무저갱으로 젖어들게


아무 말도 하지 않는 당신을,

나는 가장 정확한 대답으로 이해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