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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똑똑 Aug 30. 2024

행복의 기원

어슬렁거리기, 책장

예전 독서모임에서 공동 도서로 이 책을 선정해서 읽고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행복에 대한 작가의 시각이 신선해서, 독서모임 때 나눈 이야기들도 신선해서 기억에 남아 있었다.

이번에 출간 10주년 기념으로 개정판이 출판되었다.

표지에는 아파트 맞은 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공동주택에 사는 사람들이 그려져 있다.

그저 평범한 보통의 사람들을 의미하는 것일까. 알 수 없다.



행복의 기원' 10주년 개정판은 저자가 글과 강의를 통해 10년간 독자에게 받아온 질문을 토대로 추가 설명 원고와 QnA 원고를 추가로 수록했다.



행복에 대해 추상적으로 떠드는 것이 아니라 진화론적으로 접근하는 흥미로운 책이다.

지금하고 있는 일에 문득 질문이 생기는 순간들이 있다.

이렇게 사는 것이 행복한 건가? 혹은, 이렇게 힘든 일도 견디고 나면 나중엔 행복해질까?

하지만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쉽게 찾을 수 없었는데, 이 책을 읽고나면 그 해답이 선명해진다.

'행복의 기원'에서는 행복하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살기 위해 행복감을 느끼도록 설계된 것이 인간이라고 설명한다.

생존을 위해 행복이라는 수단이 필요했던 것이다.

지금 행복한 건가라는 질문이 이따금씩 찾아드는 이유도, 행복하지 않을 거라면 지금 이 일을 하지 않을 거라는 결론을 내리고 마는 것도 결국엔 생존을 위한 것이었다고 생각해버리면, 사실 조금 마음이 편하기도 했다.



이 책이 나에게 오랫동안 기억에 남아있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무엇보다 명쾌하다.

나에게는 행복이라는 추상적인 단어를 구체적으로 시각화해준 최초의 책이었다.

좋은 사람들과 모여앉아 맛있는 음식을 먹는 사진 한장으로 행복을 설명하고 있다니, 얼마나 분명한가.

도덕책 버전의 행복이 아니라, 과학책 버전의 행복.

직관적인 나한텐 행복도 이렇게 눈에 보이는 분명한 것이라는 설명이 어떤 설명보다 선명하게 다가왔고 각인이 되었다.



나이가 들면서 더욱 행복해진 나는 그 이유를 다시 또 이 책에서 찾았다.

젊었을 때처럼 남의 시선을 신경쓰지 않고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는 마음의 힘이 생겼기 때문이라고 한다.

조금 더 일찍 이런 순간이 찾아왔으면 더 좋았을 걸 하는 아쉬움은 남는 대목이지만,

젊었을 때는 어차피 이런 책을 읽었어도 그렇게 생각할 수 있는 힘이 없었을 것이 분명하다.이젠 조금씩 내 소리를 내어본다.

내 의견을 말해보기도 하고, 남 듣기 좋은 소리만 하는 거짓 관계를 끊어내어 본다.



나에게 있어 행복이란 무엇일까 생각해 보게 한다.

이 책을 읽으면 그것을 구체적으로 그려보고 싶은 욕구를 느낀다.

나는 행복이 거창한 것이 아니라는 내용에는 공감하지만, 이 책에 표현된 그림에서는 행복을 온전히 느낄 수가 없었다.

행복을 유발하는 구체적 상황들을 적극적으로 찾고, 만들고 늘리는 데 신경을 좀 더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고, 그 어떤 행복에 관한 책보다 선명한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었고, 행복하고 싶어졌다. 아니,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이런 행동들을 내가 생존하기 위해, 행복하기 위해 한다는 사실을 보다 더 분명하게 알 수 있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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