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을 보면

달님에게 비나이다.

by 윤 슬

어린 날 달 속에 선 토끼 두 마리가 쿵덕쿵덕 방아를 찧고 있었다. 달이 차오른다. 겨울밤 하늘은 더 까만 거 같고 달은 더 깨끗하고 밝아 보인다.

까만 밤하늘에 커다란 슈퍼문이 걸려있다.

유난히 크고 환한빛에 괜스레 달의 분화구까지 보이는 듯 착각이 일어난다.

어릴 적 내가 걸으면 달이 나를 따라 걷고 뛰면 달도 같이 뛰어왔다. 신기해서 한참을 뛰었다. 내가 빨리 뛰면 달이 못 따라올 거라 생각했었다.

보름달이 뜨면 그 먼 옛날 조상들도 손을 모아 소원을 빌고 빌었고. 나 또한 달에게 소원을 많이 빌곤 했다.

달 달 무슨 달, 쟁반같이 둥근달 동요를 불렀고 , 서울의 달 드라마를, 김현철의 달의 몰락을 듣고, 베토벤의 월광소나타, 이태백의 시, 달과 6펜스 책을, 최근에 우주로 보내진 최초의 개 라이카에 대해 알게 되었다.

인간이 그렇게 정복하고 싶던 달에 첫 발자국을 찍은 아폴로 11호 닐 암스트롱이 첫 발자국을 남겼다.


핸드폰 갤러리에 보면 유난히 달사진이

많이 저장되어 있다.

미용실을 했었을 때 늦은 퇴근을 할 때면

달이 함께 걸어주곤 했다. 외롭지 않았다.


까만 밤을 등지고 떠오르는 달의 빛은 태양빛보다 은은하지만 어둠이 대비되어 더 환해 보이는 것도 같다.

달을 보면 나도 모르게 어떠한 기도를 하게 된다.

초승달 조각을 보면 애처로움이 들곤 하며

조각나버린 내 모습 같다고 느낄 때도 있었다.

버스안에서 찍어본달

달빛엔 어떤 오묘하고 신비로운 끌림이 있다.

예술가들, 창작자들은 거의 조용한 새벽에 몸의 세포들이 살아나기 시작하는 것 만봐도

그런 것 같다.

어설프게 몇 자 끄적이는 나조차도, 아무 생각이 안나다 자려고 누워 멀뚱 거리고 있다 보면 불현듯 뭔가가 떠오르니 말이다.

일어나기 귀찮아 내일 적어야지 하면, 내일 머릿속엔 뭐였지? 하고 기억에서 사라지곤 한다.

컴컴한 방안 벌떡 일어나 핸드폰메모장에 적어놓아야만 한다.

핸드폰으로 남들처럼 잘찍어보고싶었다.
집안에서도 잘보이는 초승달
달과 고양이

앞베란다에 떠있던 달이

오늘은 뒷베란다 쪽에서 밤을 지켜내고 있다.

낮보다 오묘하고 신비로운 밤의 세계, 꿈속의 세계에서도, 세상 누구에게도 공평하게 빛을 내어 굽어 살펴주시는 달님, 달님에게 비나이다.

하고 마음속의 소망을 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