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수채화

자연이 내는 색들

by 윤 슬

구름 한 점 없는 오늘의 하늘, 그냥 파란 하늘이라고 말하기보단 뭔가 다른 색으로 부르고 싶다.

이를테면 코발트블루, 로열블루 랄지,

순우리말로도 파란색을 물빛·하늘빛·쪽빛·반물빛·쇳빛 등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은 파란 도화지인 거 같고, 바람에 흔들리는 단풍잎은 적홍색을 띄며 하늘에 걸려있는 별 같아 보였다.

하늘과 단풍잎 색의조화

몇 걸음 더 걷다 보면 노란 빛깔 은행나무잎새가 바람에 흔들리며 노란 폭죽처럼 흩날리다 발밑에 우수수 떨어져, 걷는 걸음 아래 노란 카펫길을 만들어준다.

늘 걸어다니는 길목 가로수

가을은 눈길 닿는 곳 발길 머무르는 곳 장면 하나 수채물감으로 붓칠을 해놓은 듯 맑고 투명한수채화 같다.

대둔산 단풍놀이

바람에 하늘거리는 핑크빛 코스모스, 황금빛으로 익어 가는 고개 숙인 벼,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감나무의 감

올 가을의 단풍은 좀 늦게 찾아온 듯하다.

젊은 날엔, 중년의 어른들은 단풍놀이라며 왜 그리 해마다 물드는 단풍, 구경을 한다며 관광버스를 대절해 놀러 다니는지 이해가 안 됐었다.

사십 대 어느 순간부터 자연이 주는 소중한 빛깔들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빛깔이린걸 알게 됐고, 사계절마다 모방할 수 없는 빛깔들을 알록달록 그려내주는 자연의 수채화에 매료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젊어, 너무 바삐 돌아가던 시간, 길가에 핀 꽃하나 들여다볼 여유가 없었고.. 세상풍파에 찌들어가던 시간이 어느덧 뒤안길로 사그라들면, 순간 자연이 주는 빛깔 그저 평범한 하루하루가 더 바랄 나위 없이 소중하다는 걸 알게 된다.

그래서 그럴까? 엄마들의 카톡사진은 거의 꽃사진이나 산과 바다 사진들로 올려져 있다.


가을이 깊어갈수록 하늘은 더 깊어지고 높아진다. 천고마비의 계절 모든 것이 넉넉하고 풍성해지는 탁하지 않은 맑은 빛깔

내 나이의 시간대도 가을인 것 같다. 마음도 넓고 깊어지고 살찌는 시절


나에게 가을은 늘 그러하듯 수채화 한 폭

가을이 사람들에게 한껏 뽐낸다.

가을 끝자락 온갖 색을 자랑하며 물들어 가는 산의 풍경 투명하게 빛나며 걸려있는 초승달, 겨울이 들이닥치기 전 남아있는 가을을 만끽해 보자

가을이면 항상 듣는 나의 셋 리스트 중 한곡

추천해 봅니다.

When October Goes - Barry ManilowWhen October Goes - Barry Manil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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