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오랜 친구
똘순이가 꿈에 나타났다.
나의 유튜브나 인스타 틱톡 알고리즘은 고양이 강아지 연관이 제일 많이 뜬다.
티브이 동물농장은 방송시작 이래 꾸준히 보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나의 눈물버튼이기도 웃음버튼이기도 하다.
어릴 적 첫 우리 집 주택을 보면 현관계단 옆에 작은 개집 구멍 같은 게 만들어져 있었다. 집을 지을 때 아예 그렇게 만든 것 같다.
다락이 있었고 지하실도 있었다.
어릴 적엔 애완견 이런 의미보다 마당에서 집 지키기, 잔반처리용으로 강아지를 키운듯했다. 목엔 목줄을 하고 묶어놓고 키웠었다. 국민학교1학년 국어책엔 철수, 영희, 바둑이 가등장 했다.
국민학교 들어가기 전에 집에 황색반점에 바둑이가 있었다.
그땐 강아지를 좋아했었는지 어쨌는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엄마가 병아리를 사줬는데. 박스에 있던 병아리들이 탈출을 했었고. 묶여있던 강아지 근처로 다가가 물려 죽는 변을 당했던 건 기억이 난다.
똥개... 어릴 적 집에서 키우던 개들은 대부분 똥개로 불리었고, 이쁘게 부를 때만 강아지라고 했던 것 같고, 이름조차 지어주지 않았던 것도 같다.
그저 집을 지키고 먹다 남은 국물에 밥을 말아 주는 걸 먹던 강아지
어느 날 우리 집 앞에 개장수 아저씨가 멈춰서 있었다.
동네에 쩌렁쩌렁 울리던 "개 팔아요 개 팔아요" 외치고 다니던 개장수, 개장수가 등장하면 동네 개들은 어찌 알고 집안으로 들어가 꽁꽁 숨었었다.
엄마는 왜 그랬을까? 마당에 강아지 똥 치우고 오줌흔적을 닦아내는 게, 밥을 챙겨주는 게 귀찮았을까?
오십 중반이 된 지금도 그때 팔려가며 눈물을 흘리고 발버둥 치던, 발버둥 치다 못해 오줌까지 지리며 뜬장안으로 끌려들어 가던 눈물흘리던 눈망울은 잊히지 않는다.
어쩜 그때 말리지 못한 죄책감 같은 것이 어린 나이에 각인된 것 같다.
국민학교 5학년쯤 이사를 했고 어디서 데려왔는지 발바리라고 강아지 한 마리가 생겼다.
황색에 짧은 다리에 흰 양말을 신은 듯 보였고 꼬리에 모터를 단 듯 흔들며 달려왔다
첫눈에 반해버렸다. 나무로 집을 만들고, 집에 이름도 적어주었다. 이름은 누가 지었는지 기억은 안 나지만 '똘순이'라고 지었다.
하는 짓이 똘망하다고 똘순이라 지은 거 같다.
두 번의 새끼출산을 했으며, 엄마가 외출해서 집에 없었을 때 새끼를 낳아서 내가 미역국을 끓여준 기억도 있다.
첫 출산했던 새끼들은 어느 집으로 보냈는지 한 마리씩 사라졌고, 두 번째 출산해서 낳은 4마리의 새끼 중 한 마리는 죽은 채로 태어났고, 세 마리의 강아지를 인형인 양 애지중지 쓰다듬고 안아주고 했었다.
어느날 인가,엎드려있던 내 등에 동생이 강아지 한 마리를 올려놨는데, 인지를 못하고 있다 내가 그냥 일어서는 바람에 강아지가 떨어졌다. 눈도 뜰락 말락 했던 강아지는 코에서 피가 나더니 죽어버렸다.
울 구불고 펄쩍 튀면서 눈물콧물 범벅이 된 나는 죄책감에 동생을 나무라도 보고 내가 왜 그걸 몰랐을까 자책도 했지만 결국 검둥이 강아지는 짧은 생을 마감했다. 나는 살인자라고 일기장에 적었었다.
똘순이가 낳은 새끼 강아지 중 한 마리는 함께 집에서 기르기로 했다 이름은 똘똘이.
똘똘이는 대문밖으로 놀러 나갔다가 차에 치여 죽고 말았다.
똘순이는 새끼들이 사라질 때마다 얼마나 슬펐을까? 짐승들의 모성애는 인간을 능가하는 경우도 많은 것 같다.
어느 날 엄마꿈에 새 까만 옷을 입은 사람이 나타나서 자길 따라오라고 자꾸 손짓을 하고 불렀는데 마침 따라가려고 하는데 똘순이가 나타나서 검정옷 입은 사람을 짖어서 쫓아줬다고 했다. 엄마가 얘기하길 아마 저승사자였을지도 모르는데 똘순이가 쫓아줬다고 기특하고 이쁘다고 했었다.
똘순이와는 12살쯤 만나서 17살에 헤어졌다.더 오래 함께 할 수 있었지만 고1이 되면서 아파트로 이사를 했고 그 당시엔 아파트에 강아지는 못 키우게 했었다.옆집에서 키운다 해서 눈물을 머금고 이사를 했다.
강아지들도 인간이 느끼는 웬만한 감정들을 다 느낄 텐데.. 그 나이 나에겐 선택권이 없었다. 부모님 의견을 따라야 했을 뿐, 너무 보고 싶고 미안해서 한동안 1 시간 걸리는 거릴 찾아가서 간식을주고미안하다미안하다고 하면 똘순이는 눈물을 글썽거렸었다.
나중에 다시 찾아갔을 때 똘순이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옆집 분들 왈 집을 나가서 돌아오지 않는다고...
지금 난 글을 쓰며 눈물을 뚝뚝 흘리고 있다.
똘순이 생각에,그때 똘순이가 겪었을 상실감과 두려움 그마음이 어땠을지를...
최근에 똘순이가 꿈에 나타났다. 엄마한테 똘순이 얘길 하며, 그때 몰래 데려오지 왜 그랬냐고 물은 적이 있다.
지금도 똘순이와 비슷하게 생긴 강아지를 보면 "똘순이 닮았네 꼭 똘순이 같아"라고 얘기할 때가 있다.
똘순이는 환생을 해서 사람으로 태어났을까? 생각해 본 적도 있고 어쩌면 내 주위에 아는 사람 일지도 가까운 지인 일지도 모르겠단 생각을 해본다.
얼마 전에 '천국보다 아름다운'이라는 김혜자 주연의 드라마 중에 강아지들이 무지개다리를 건너가는 모습 훗날 주인들을 천국에서 만나는 모습, 버림받고 학대받았음에도 지옥불에 빠진 주인을 꺼내주는 모습,환생하는 모습들을 보며 왈칵하며 울었었다.
강아지는 몇만 년 전부터 인류의 오랜 친구 이기도 하다.
요즘 동물학대를 일삼는 인간들, 본인들의 욕구에 만족하지 않거나 아프다는 이유로 버려지거나 학대받는 장면들이 많이 보인다.
너무 가슴 아프고, 학대하는 인간들도 똑같은 아픔을 당했으면 하고 바랄 때도 있다.
요즘 다양해진 애완동물을 분양받고 키우는 사람들이 많다. 잠깐의 귀여움 보다 가족으로 생각하고 주어진 시간 함께 할 책임을 다할 수 있는 사람만 집사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