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결투를 신청하는 듯
운동을 마치고 집으로 들어가는 아파트 현관 앞 커다란 사마귀하나가 떡하니 자세를 잡고 있었다.
"어머 사마귀가 왜 여깃 니, 풀밭에 있어야지"
혼잣말을 하고 들어가려는데, 사마귀가 날 노려보고 있는 것 같았다.
나도 사마귀를 계속 쳐다봤다
앞발을 치켜들고 싸울 준비를 할지 궁금했다.
곤충 다큐에서 많이 봤던 장면이 떠올랐다.
소림사 권법 중 하나라고 들은 '당랑권'이 생각났다
당랑권이란 중국권법으로 사마귀의 동작에 영감을 얻어 만들어진 무술이라 전해진다. 당랑포선식(螳螂捕蟬式) 사마귀가 매미를 잡는 자세가 당랑권을 대표하는 특징이다.
사마귀는 곤충 생태계에서 최상위 포식자 중 하나로, 강한 사냥력과 공격성을 가진 곤충이며 실제로는 생태계 균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한다.
사마귀의 독특한 교미, 교미가 끝나면 암컷에게 잡아먹히는 수컷에 대해서도 생각이 났다. 암컷 사마귀는 교미 도중이나 교미 후에 수컷을 잡아먹는 경우가 많으며, 이는 암컷이 배고플 때 본능적으로 움직이는 물체를 먹이로 인식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요즘 특히나 사마귀가 눈에 많이 띄는 건
오티티영화, 드라마를 보고 있어서 그런 걸까?
어제는 길을 걷고 있는데 자동차 한 대가 옆으로 지나고 있었고 열려있는 창문사이로 예쁜 여자아이가 웃고 있는 모습이 보여 눈 맞춤이라도 해보려 시선을 놓치지 않고 있었다.
창문옆쪽으로 차 안으로 침투를 하려는 건지 비밀요원처럼 붙어 있는 연둣빛 물체가 보였다, 사마귀가 차에 붙어 함께 달리고 있었다.
순간 "저런 장면은 찍어야 되는데..' 하지만 차는 이미 지나가버렸고 허락 없이 찍는 건 도촬이어서 그 장면을 머릿속에 저장하고 말았다.
순간 상상력이 자극되어 비밀요원사마귀는 작전을 수행 중이고 어디론가 타깃을 향해 가고 있다는 웃긴 상상을 해버렸다.
타깃이 부디 매달렸던 차가 아니었길 바라며..
나의 국민학교시절엔 학교가 끝나면 논밭을 누비며 잠자리, 개구리, 메뚜기, 등을 잡고 놀았다. 완전한 시골도 아니었고 인천시라는 곳이었는데도 돌아보면 초록은 어디에나 있었고 자연이 놀이터였다 우린 주로 '문학산'이란 곳에서 많이 놀았다.
사마귀를 잡은 아이들은 한 마리씩 손에 잡고 둘의 전투를 시작한다고 싸움을 붙이기도 했다. 잡은 잠자리를 사마귀 앞에 대면 어찌 될까? 하면서 끝내 잡아먹히는 모습을 보기도 했다. 어떤 아이는 손에 생긴 사마귀를 사마귀가 야금야금 먹어 없애준다고, 사마귀를 들고 몇 날을 본인 사마귀를 없애고야 만 다고 잡고 있던 적도 있었지만, 끝내 손에 생긴 사마귀는 사라지지 않았었다.
가끔 도심빌딩 속에서도 길을 잃고 방황하는 곤충들이 보이기도 한다.
그나마 도심숲이라고 인공으로 꾸며놓은 곳을 자연 속이라 생각하고 나타나는 걸 수도 있다.곤충이나 벌레를 좋아하진 않고 무서워하는 것도 있고 무당벌레나 나비 같은 곤충은 예쁘다고 생각한다.
어릴 적 여름날 평상 위에 도란도란 동네분들이 모여 수박 한 조각이라도 먹을라치면 근처 전봇대전등엔 수도 없는 하루살이 나방들이 탁탁 부딪치는 소리를 내곤 했었다.
요즘 도심 속에서는 더 이상 볼 수 없는 그림,
올여름 러브버그가 방충망 물구멍으로 들어와 잡는다고 난리를 쳤던 게 생각난다.
지구라는 곳을 함께 빌려 사는 인간과 자연의 모든 동식물들이 아름답게 공존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