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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코쿠여행기(1)

시코쿠 88개 사찰순례, 오헨로(お遍路)

by 옆집사람

일본 시코쿠에는 88개의 사찰을 도는 순례길이 있다. 처음에 시코쿠에 대해 들은 것은 "순례"라는 것 뿐이었다. 하치주하치카쇼라는 곳이 있는데 아주 좋았다고 하더라, 그냥 일본여행 가지말고 이런 의미 있는 곳을 가보면 좋겠다는 권유가 있었지만 그당시 그곳에 대한 자료는 거의 없었다. 십 몇년전의 일이다. 그렇게 이삼년을 무심히 인터넷을 뒤져보기도 하고 서적을 뒤져보기도 하다가 얼마안되는 자료를 얻게 되었고 이름도 낯선 시코쿠의 순레길을 가게 되었다.

처음에 시코쿠 여행기를 다음블로그에 올린 이유는 나처럼 자료를 구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었는데 지금은 순례길에 대한 자료도 많고 카페까지 있어서 서로 정보의 공유가 이루어지고 있어서 10년도 더 지난 이런 이야기가 순례길을 가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지는 못하겠지만 그 길을 가면서 했던 많은 생각들에 대한 것을 잊어버리고 싶지 않은 마음으로 정리하고 있다.

휴가를 내고 나누어 순례를 시작했고 중간에 몇년은 가지 못해서 아직도 반정도밖에 돌지 못했지만 언젠가 다시 가보고 싶은 곳이기도 하다

오래된 자료이지만 중앙일보에 실린 시코쿠 순례에 대한 기사인데 오헨로에대한 전반적인 설명이 잘 되어있다.

(다음번부터는 실제로 다니면서 찍은 사진과 내용을 올립니다)


중앙일보(3/19자) Week& -

"오헨로(お遍路)’는 일본의 역사와 전통을 상징하는 순례길이다. 시코쿠(四國) 해안선을 따라 크게 한 바퀴 돌며 1400㎞나 이어진다. 일종의 불교 의례에서 비롯됐지만, 불교 신자가 아니어도 오헨로를 걷는 일본인은 오늘도 줄을 잇는다"

"오헨로의 기원은 8세기 무렵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본 불교의 대표적인 종파 신곤슈(진언종·眞言宗)의 창시자인 고보다이시(弘法大師)가 시코쿠 해안가를 따라 걸으며 수행했고, 그가 수행 중에 연을 맺은 곳에 사찰이 잇따라 들어섰다. 모두 88개나 됐다. 이 사찰을 차례로 방문하며 순례하는 전통이 생겼고, 이를 오헨로라 부르게 되었다. 일본 역사에서 오헨로가 처음 등장하는 건 12세기 무렵이고, 지금처럼 사찰 88개를 순례하는 방식이 굳혀진 건 16~17세기로 전해 내려온다.

오헨로는 ‘시코쿠 순례’로도 불린다. 시코쿠 섬 전체를 한 바퀴 돌기 때문이다. 그만큼 시코쿠 사람은 오헨로를 자랑스레 여긴다. 고보다이시를 시코쿠에선 ‘구카이(空海)’라고도 하는데, 이는 ‘하늘과 바다’란 뜻이다. 순례 코스 곳곳에 고보다이시와 관련한 전설과 유물이 전해져 오고 있으며, 일본인은 지금도 고보다이시가 오헨로에서 수행 중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오헨로를 걷는 순례자를 ‘오헨로상(お遍路さん)’이라 부른다. 오헨로상은 흰 삿갓과 흰 장삼을 입고, 나무 지팡이를 들고 다닌다. 전통 복장은 각각 고유의 의미가 있다. 흰 장삼은 섬뜩하게도 수의를 상징한다. 옛날엔 순례 중간에 죽는 사고가 많았단다. 그래서 차라리 수의를 입고 순례에 나섰단다. 흰 삿갓은 순례 도중 죽은 사람의 얼굴을 가리는 역할을 했다. 삿갓에는 ‘동행이인(同行二人)’이란 글귀가 적혀 있다. 고보다이시가 늘 함께 걷는다는 뜻이다. 나무 지팡이는 고보다이시를 상징한다. 그리하여 함부로 다뤄선 안 된다. 순례를 마치면 지팡이에 묻은 흙을 씻어야 하며, 잠잘 때는 머리맡에 세워놓아야 한다.
길거리에 오헨로상이 지나가면 일본인은 깍듯이 예우를 갖춘다. 먹을 것을 건네주기도 하고 공짜로 잠을 재워주기도 한다. 오헨로상을 접대하면 일본인은 자신도 선행을 쌓는다는 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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