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살아가는 모든 것이 거품인 것 같다. 거품에 쌓여서 속아가면서 살고 있는 것 같다 나이를 먹는다고 성숙되어지는 것은 나이가 어릴 때에만 가능한 일 이어서 나이가 들어갈수록 오히려 성숙과는 반대로 가고 있다고 느낄 때가 종종 있다. 욕심도 많아지고 참을성은 줄어들어 짜증도 많아지고 잔소리도 많아 진다. 괜히 혼자 훌쩍 거리는 일도 생기고 누군가가 무작정 생각나기도 한 다. 가끔은 혼자라는 것이 너무 외로와 지기도 한다. 살아 온 시간이 많다는 것이 꼭 성숙되는 것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라는 말을 들을 때 인정하는 부분보다는 밀려난 노인층의 자조적인 말처럼 들릴 때가 많다. 그것과는 많이 다르지만 그런 비슷한 말을 내가 했던 때가 있었다. 삶은 나이가 아 니라 경험으로 산다고. 사실은 많은 경험을 가졌던 것도 아니고 그저 주위 에서 주워들은 이야기나 책에서 본 것이 전부였던 20대 때의 일이었다. 답답하게 생각이 막힌 사람들에게 주로 하던 말이었는데 네가 알고 있는 것 보단 세상에 많은 일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던 것 같다. 누군가 에게 의논하고 싶어 질 때도 막상 생각나는 사람은 없다. 전문가를 찾아가 보면 나을까 하지만 그들은 무표정한 얼굴로 객관적인 사실에 대한 조언만 을 할 뿐이다. 어쩌면 내가 원하는 답은 이미 정해져 있어서 어떤 일에 대한 결정이든 누구에 의해서가 아닌 스스로가 해야 하는 일인 것이 맞긴 하다. 그래도 나이가 많아지면서 알게 되는 것들도 있다.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알아가는 것, 한다라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에 대한 것, 그래서 조 금은 스스로를 얶어 매고 있던 것들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하고 싶었지만 못했던 일을 시작하는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아름 답지만 지금의 위치에서 나이 들어가는 것도 참 아름다운 모습일 꺼라는 생각이 든다. 나이가 많다고 으스대지 않고, 젊어 보이겠다고 힘 빼지 않고 말없이 자리를 지켜주는 것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