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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매콤불닭순한맛 Aug 04. 2022

무비토크 #8. 조조 래빗

코미디, 미국, 2020 개봉, 감독:타이카 와이티티

2차 세계대전 말기 나치즘을 배경으로 한 영화. 

12세 이상 관람가라 우리 반 아이들에게도 충분히 보여줄 수 있는 영화인데 과연 괜찮을까? 싶어 검증을 위해 먼저 보았던 영화이다. 

결과는? 역시나 기우였다. 


조조 래빗은 굉장히 가슴 깊이 따뜻해지고 상실했던 인류애를 조금이나마 되찾을 수 있는 순수한 영화지만 그 유쾌함 속에는 뼈 때리는 묵직함을 숨겨놓은 만만치 않은 영화라고 감상평을 정리해 볼 수 있겠다.  


굉장히 암울하고 자칫 잘못하다가는 정치적 결말과 비극적인 씁쓸함으로 끝날 수 있는 소재와 배경을 이토록 유쾌하고도 다양한 감동을 얻을 수 있도록 장치한 감독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감독은 영화 속 능청스러운 조조의 상상 속 히틀러 아저씨로도 등장하는데 그 능청스럽고도 우스꽝스러운 연기력이란... 참 재주가 많은 분이다. 


그리고 이 영화의 주인공. 너무나도 귀여운 아이 요하네스. 겁이 많지만 해맑은 히틀러 열혈 광신도 소년인 요하네스가 집에 숨어든 유대인 소녀를 만나 겪게 되는 심정과 이념의 변화를 때 묻지 않은 순수함으로 전달한다. 


전반적으로 과거를 회상하는 듯한 빛바랜 톤의 따뜻한 색감과 상당히 동화적인 소품과 아기자기함을 살린 귀여운 연출은 다소 굉장히 무겁고 어두운 영화의 소재를 중화시키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어떤 면에서는 웨스 엔더슨 감독의 '문라이즈 킹덤'이 떠오르기도 한다.   



요하네스의 엄마로 분한 스칼렛 요한슨의 역할 또한 이 영화를 돋보이게 하는 중요한 포인트였다.

히틀러를 신봉하는 요하네스의 엄마는 알고 보니 독일의 전쟁을 반대하고 유태인을 도와주는 사람이었던 것. 

즉 반동분자로 나치즘의 입장에서는 제거되어야 할 대상이었다. 

엄마는 본인도 곧 처형당할 것을 알았지만 전혀 아들에게 내색하지 않고 강인하고 의연하게 자신이 걸어가야 할 길을 나아간다. 어느 날 갑자기 요하네스의 눈앞에 처형당한 채로 발견된 엄마. 

소년는 슬퍼하지만 그날로부터 각성하게 된다. 


신발끈 하나도 묶지 못하던 아이가

나중에는 자신보다 더 어려운 상황의 유태인 누나의 신발끈을 묶어준다. 

이제 자신의 꿈에 나타나는 히틀러를 몰아내고 마지막 그 어떤 이념과 정치적 대립이 사라진 자유로운 길 위에서 유태인 누나와 춤을 추며 영화는 막을 내린다.


이념이란,

민족이란,

전쟁이란,

사상이란

도대체 무엇인가.


그 무엇도 사람 그 본연의 가치보다 위대한 건 없을진대... 

너무 많은 희생이 이 땅 위에 있다.


그저 사랑과 아름다움만을 좇아 살 수는 없는 것일까.

이 아이처럼. 


이야기가 참 귀엽고 웃기면서도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묵직함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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