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생명은 언제 시작되는가

by 야옹이


사람은 두 개의 생명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두 번째 생명은,
자신에게 단 하나의 생명밖에 없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이 문장은 짧지만,
한 사람의 인생 전체를 흔들 수 있는 진실을 품고 있다.
우리 대부분은 첫 번째 생명을 살아간다.
습관처럼, 관성처럼, 오늘이 내일과 다르지 않으리라는 믿음 속에서.

그래서 우리는 많은 것을 미룬다.
사랑도, 화해도, 용서도, 꿈도.
‘나중에’, ‘언젠가’, ‘좀 더 여유가 생기면’이라는 말로
살아있음을 유예한다.

그 유예가 너무 길어지면,
삶은 단지 지속되는 무엇이 되고 만다.
살아내는 것이 아니라,
살아진다.

하지만 어느 순간,
그 흐름을 끊어놓는 사건이 찾아온다.
예고 없이, 예외 없이.

그것은 누군가의 죽음일 수도,
병의 진단일 수도,
오랜 사랑의 끝일 수도 있다.
혹은 단지 조용한 새벽,
문득 스스로의 유한함을 마주한 순간일 수도 있다.

그 순간,
우리는 깨닫는다.
아, 나는 영원하지 않구나.
이 삶은 단 한 번이고,
모든 건 되돌릴 수 없구나.

그때부터 두 번째 생명이 시작된다.
이 생은 훨씬 더 느리지만, 훨씬 더 선명하다.
더 많은 것을 알고도 더 적게 말하게 되고,
더 많은 것을 보고도 더 신중하게 바라보게 된다.

욕심보다 깊이를,
속도보다 방향을,
성과보다 의미를 따지게 된다.

이제는 살아진 삶이 아니라,
살아내는 삶을 시작하는 것이다.

두 번째 생명은 대개 조용히 시작된다.
화려한 출발선도 없고, 누구도 축하해주지 않는다.
하지만 그 생명은
첫 번째 생명보다 훨씬 더 진실하고,
더 나다운 삶으로 이끈다.

아마도 우리 모두는
두 번째 생명을 살기 위해
첫 번째 생명을 통과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지금, 우리의 생은
몇 번째 생명 위에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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