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무엇을 통해 세상을 보고 있을까

by 야옹이


우리는 있는 그대로의 세상을 보지 않는다.
각자가 가진 렌즈를 통해 본다.

누군가는 그 렌즈에 상처가 묻어 있고,
누군가는 오래된 기대와 후회가 끼어 있다.
누군가는 아직도 누군가의 시선을 닦아내지 못한 채
세상을 보고 있다.

그래서 같은 장면 앞에서도
전혀 다른 감정을 말한다.
그건 그 사람이 틀려서가 아니라,
그 사람이 그렇게 살아왔기 때문이다.

어디에 초점을 맞추느냐에 따라
삶이 달라진다.
무엇을 바라보느냐보다
어떤 감정으로 바라보는지가 더 중요하다.

두려움으로 보면 모든 게 경계가 되고,
결핍으로 보면 모든 게 비교가 된다.
하지만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을 때,
비로소 세상은
‘지금 여기’로 돌아온다.

한 사람이 말했다.
“내가 누구든, 일주일 뒤면 당신은 내 이름을 기억하지 못할 거예요.”

그 말에서 묘한 슬픔이 느껴졌다.
마치 자신을 누군가의 기억 바깥에 있는 사람처럼 말하는 느낌.
말을 걸었지만,
어차피 곧 지워질 걸 아는 사람의 태도.

하지만,
이름이 기억되지 않는다고 해서
존재가 사라지는 건 아니다.
사람은 말보다 잔상으로 기억되는 경우가 많다.

그날 나눴던 눈빛,
떠날 때의 뒷모습,
짧은 말 속에 스친 따뜻함.
이름은 잊혀도, 감정은 남는다.

그래서 결국,
우리가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는지는
우리 자신이 어떤 사람이 되어가는가와 연결된다.

어떤 시선, 어떤 감정, 어떤 언어를 통해
세상을 통과하느냐가
곧 나라는 사람의 결을 만들어간다.

조용히 다시 생각해본다.
지금 내가 쓰고 있는 이 렌즈는
내가 원하는 삶에 맞는 렌즈일까.
아니면,
누군가가 내게 씌워놓은 오래된 감정의 잔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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