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종종 상처 없는 사람을 부러워한다.
아무 일도 없었던 듯, 깨끗하고 단단하게 살아가는 누군가를 보면
왠지 그들이 더 강하고 행복할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가까이서 보면, 정말 마음을 움직이는 사람들은
오히려 한 번쯤은 부서진 적이 있는 사람들이었다.
자신이 겪은 고통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그 속에서 배운 걸 조용히 꺼내 보일 줄 아는 사람들.
누군가는 말한다.
추한 경험은 지워야 할 흑역사일 뿐이라고.
하지만 나는 믿는다.
우리를 진짜 어른으로 만들어 주는 건
잘 견딘 그 시간들이라고.
어쩌면 상처는 우리의 일부를 영영 바꿔놓기도 한다.
더 이상 예전처럼 쉽게 웃지 못하게 만들고,
어떤 일에는 쉽게 마음을 열지 못하게 한다.
그 대신, 그때는 몰랐던 조심스러움과 연민을 준다.
누군가 아프다고 말할 때,
그 말이 얼마나 무겁고 간절한지 알게 된다.
그래서 더 이상 함부로 충고하지 않게 되고,
그저 곁에 있어주는 일의 가치를 알게 된다.
결국, 아름다운 영혼이란
별다른 이유 없이 태어나는 게 아니라
수많은 추한 경험과 부끄러운 순간들을
조금씩 통과해 온 사람에게서 피어나는 것 같다.
그리고 그런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살아가는 우리에게 큰 위로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