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가까운 사람일수록 완전히 이해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같은 집에서 자라고,
같은 말을 쓰고,
같은 시간을 나눴다면
마음도 비슷할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삶은 그런 믿음을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깬다.
가장 사랑했던 사람도
가장 이해되지 않을 수 있다.
같이 웃고, 같이 울던 사람인데
그가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왜 그런 말을 했는지
끝내 알지 못한 채 멀어질 때도 있다.
그럴 땐 이런 말이 떠오른다.
"우리는 완전히 이해하지 못해도,
완전하게 사랑할 수 있다."
그 문장을 처음 들었을 땐
너무 이상적으로 느껴졌다.
사랑이 이해 없이도 가능하다면
그건 너무 불완전한 게 아닐까?
그건 일방적인 마음 아닐까?
그런데 살다 보니 알게 되었다.
진심은 항상 이해와 함께 오지 않는다.
때론,
어떻게든 닿고 싶어 했던 마음이 있었고
어떻게든 옆에 있고 싶었던 시간이 있었다.
그 마음은 설명보다 깊고,
표현보다 정확했다.
우리는 모두
누군가를 이해하지 못한 채 사랑하고,
누군가에게 이해받지 못한 채 사랑받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같은 강가에 앉아 있었고,
같은 하늘을 올려다보며,
같은 계절을 함께 건넜다.
이해하지 못했지만,
그 시간을 함께 살아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었다는 걸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알게 된다.
이해란 머리의 일이지만,
머무름은 마음의 일이다.
그 사람의 삶에 오래 머무르려고 했던 기억,
끝내 닿지 못해도
그 마음만큼은 진심이었음을 믿는 일.
그게 관계가 남기는 마지막 품격인지도 모른다.
완전히 알 수 없었던 그 사람,
끝내 다가가지 못한 그 마음.
하지만 함께한 시간은
결코 가벼운 게 아니었다.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애틋했고,
그래서 더 오래 마음에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