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에는 타임라인이 없다

by 야옹이


우리는 종종 슬픔을 ‘시간이 해결해줄 것’이라 말한다.
며칠, 몇 달, 혹은 몇 년이 지나면 슬픔도 함께 옅어질 거라 믿는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슬픔은 달력의 날짜를 따르지 않고,
타임라인을 따라 흐르지 않는다.

불규칙하게 찾아오는 손님

어떤 날은 아무렇지 않다가도
불현듯 한 장면, 한 노래, 한 냄새에
슬픔이 예고 없이 찾아온다.
그것은 오래전 끝난 줄 알았던 상실의 감정이
다시 현재형으로 되살아나는 순간이다.
마치 오래된 잔향이 다시 울려 퍼지듯,
슬픔은 우리 삶에 불규칙하게 개입한다.

슬픔은 흐르지 않고, 머문다

기쁨은 흔히 순간적으로 폭발하고 사라지지만,
슬픔은 잔잔하게 남아 우리 안에 자리 잡는다.
그래서 슬픔은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것’에 가깝다.
우리는 슬픔을 제거할 수 없고,
다만 그 곁에 의자를 놓고
조용히 함께 앉아 있을 수 있을 뿐이다.

시간과 함께 바뀌는 것은 ‘슬픔의 무게’

슬픔은 타임라인이 없지만,
그 무게는 조금씩 달라진다.
처음에는 숨을 막을 만큼 무겁지만,
세월이 흐르며 어깨 위에 놓인 돌덩이가
조금은 가벼워지는 듯한 순간이 온다.
사라지지는 않지만,
견딜 수 있을 만큼의 무게로 바뀌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슬픔은 타임라인이 없다.
그것은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른 형태로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것이다.

시간은 슬픔을 지워주지 않는다.
다만 그 무게를 달리하며,
우리가 그 곁에 앉아 있을 수 있는 힘을 길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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