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피투 된 존재’다.
세상에 던져졌고, 그 던져짐은 우리 의지와는 상관없이 벌어진 일이다.
어디에서 태어날지, 어떤 가정에서 자랄지,
무엇을 결핍으로 삼고 무엇을 당연하게 여길지..
그 시작은 우리가 선택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살아가야 한다.
우리는 오늘이라는 시간을 건너야 하고,
숨 쉬는 일을 멈추지 못한 채 또 하루를 마주한다.
그래서 실낱같은 무언가를 찾아야 한다.
지금 여기에 존재하게 만드는 감정 하나,
지금 이 자리에서 살아갈 이유 하나를.
어떤 사람은 부자이기에 공허하다.
가진 것이 너무 많아 무뎌지고,
더 큰 자극 없이는 감정을 느끼지 못하게 된 사람.
바닷물을 마시면 마실수록 더 갈증을 느끼는 것처럼,
계속해서 더, 더, 더를 외친다.
그러다 결국 자기 안이 비어 있다는 사실을 마주한다.
반대로, 어떤 사람은 가난하다.
무언가를 잃거나, 아직 가지지 못했거나,
아예 시작점부터 결핍된 채 출발했기에
삶의 무게를 더 가까이서 느낀다.
하지만 그런 사람도,
하루라는 시간 속에서 마음의 방향을 잃지 않는다면
충분히 농밀하고 따뜻한 하루를 만들 수 있다.
그리고 대다수의 사람들..
특별히 부유하지도, 그렇다고 절망적이지도 않은,
그 중간 어딘가에 서 있는 존재들.
그들은 애매한 현실 속에서
‘이 정도면 괜찮지’라고 스스로를 다독이지만,
마음속엔 말로 다 설명할 수 없는 작은 허기들이 있다.
그들에게도 이 마음이 필요하다.
실낱 같은 것을 찾아, 그 하루를 의미 있게 살아내는 마음.
결국 중요한 건 조건이 아니다.
중요한 건, 그 조건을 바라보는 우리의 태도다.
감사와 기쁨은 무엇이 주어졌는가에 따라 생기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바라보는가에 따라 스며든다.
그래서 오늘,
너무 작아서 지나칠 수 있는 감정이라도 붙잡아야 한다.
햇살이 예쁘다거나, 누군가의 말 한마디가 따뜻했다거나,
커피 한 잔의 향이 좋았다거나.
그 작고 사소한 것들이 모이면
우리는 생각보다 단단한 하루를 살아낼 수 있다.
눈을 뜨는 아침, 숨이 쉬어지는 지금 이 순간까지.
우리는 피투 된 존재로서 이 삶을 살아야 하지만,
그 안에 마음 하나만 놓치지 않는다면
오늘을 견디는 일이
단지 ‘버팀’이 아니라, ‘살아냄’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