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보다 기억에 남는 사람

by 야옹이


사람은 누구나 한 번쯤,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받는 순간을 꿈꾼다.
무대 위의 조명처럼,
한순간 모든 이들의 눈이 나를 향하는 그 찰나.
존재를 인정받는 것 같고,
내가 특별한 사람이라는 착각이 허락되는 시간.

하지만 그런 순간은 길지 않다.
사람들의 시선은 물처럼 흐르고,
시간은 모든 관심을 증발시킨다.
어제의 주인공도,
오늘의 뉴스도
내일이면 쉽게 잊힌다.

그래서 나는 시선을 받기보다,
기억에 남는 사람이 되고 싶다.
눈앞에 없어도,
어떤 순간에 문득 떠오르는 사람.
이름을 부르지 않아도,
어딘가 마음의 안쪽에 조용히 남아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은 보통 조용하다.
과하게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함부로 다가가지도 않는다.
하지만 단 한 번의 대화,
한 번의 진심,
그 사람은 무언가를 남긴다.
자극이 아니라 울림으로.

기억에 남는 사람은 흔히 말하는 ‘매력적인 사람’과는 다르다.
그 사람과의 시간엔,
불필요한 말이 없었고
억지로 애쓰는 마음도 없었다.
그저 있는 그대로
서로를 바라보고,
존재를 허락한 시간만 있었다.

그게 참 이상하다.
눈길을 끌었던 사람은 잘 떠오르지 않는데,
마음 깊숙한 데 무언가를 남긴 사람
자주 생각난다.
지금 곁에 있지 않아도.

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눈을 사로잡는 사람이 아니라,
마음을 붙잡았던 사람.
지나간 뒤에야 비로소,
“그 사람이 진짜였구나”
하고 느껴지는 사람.

시선은 쉽게 얻을 수 있다.
하지만 기억은,
삶의 결이 드러나야 얻을 수 있다.
그건 기술이 아니라 태도고,
말이 아니라 존재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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