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속도로 살아남는다는 것

by 야옹이



기술은 우리를 두 번 배신한다.
처음에는, 우리가 너무 느리다고 다그친다.
그리고 나중에는, 우리가 너무 빨리 지쳐버렸다고 외면한다.

세상은 매일 조금씩 더 빠른 사람이 된다.
조금 더 빠르게 배우고,
조금 더 빠르게 적응하고,
조금 더 빠르게 포기한다.

그러다 보니, 나는 어느새
내 삶의 속도에 대해 묻지 않게 되었다.
그저 남들이 뛰는 만큼 뛰고,
남들이 쉬지 않는 만큼 쉬지 않는 것이
살아남는 법이라 믿게 된 것이다.

하지만 한밤중, 불 꺼진 방 안에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이걸 진짜 원한 걸까?"

- 끝없이 바뀌는 트렌드에 맞추려는 나,
- 모든 가능성을 따라가느라 지쳐버린 나,
- 멈추면 무너질까 두려워 항상 서두르는 나.

이 모습은 결코,
내가 어린 시절 꿈꾸던 삶이 아니었다.

그래서 나는 조심스럽게,
나만의 리듬을 찾아보기로 했다.

다른 사람들이 달릴 때, 나는 잠시 서서 숨을 고르고,
다른 사람들이 외칠 때, 나는 조용히 나를 듣기로 했다.

물론 세상은 계속 나를 유혹했다.
"지금 멈추면 뒤처질 거야."
"이 기회를 놓치면 바보가 될 거야."

하지만 나는 알게 되었다.
진짜 뒤처지는 것은
나를 잃어버리는 것이라는 걸.

모든 삶에는 고유한 리듬이 있다.
- 누군가는 재즈처럼 즉흥적으로,
- 누군가는 클래식처럼 천천히 완성되어 간다.

세상이 아무리 EDM처럼 쏟아져도,
나의 심장은 여전히 서정적인 왈츠를 고집할 수도 있다.

그리고 그것은 결코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지금 나는 생각한다.
가끔은 세상의 소음 속에서
조용히 나만의 박자를 지키는 것이
어쩌면 가장 용감한 일일지도 모른다고.

남들이 달릴 때 걸어도 괜찮고,
남들이 외칠 때 조용히 웃어도 괜찮다.

중요한 건,
내가 나의 속도를 사랑하는가 하는 것이다.

오늘도 세상은 빠르다.
하지만 나는,
조용히 내 걸음으로,
한 발, 또 한 발 걷는다.

어디로 가는지는 몰라도,
적어도 이 길은, 나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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