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종종, 관계에서 많은 것을 주고받는다.
말, 행동, 선물, 시간, 감정, 관심, 기대…
하지만 그 모든 것을 뛰어넘는 선물이 하나 있다.
바로 그 사람의 고유성을 인정하고, 있는 그대로 있게 해주는 일이다.
말은 쉽지만, 실천은 어렵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만의 기준과 방식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자신의 틀 안에서 이해되지 않는 사람을 만나면,
무의식적으로 상대를 ‘바꾸고 싶어’ 한다.
그게 더 편하고, 내가 덜 흔들리기 때문이다.
“저 사람은 왜 저렇게 생각하지?”
“내가 조금만 조언하면 더 나아질 텐데.”
이런 생각들은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일 수도 있지만,
때때로 그 마음은 상대의 고유성을 해치는 칼날이 된다.
누군가를 있는 그대로 인정한다는 것은
그 사람이 나와 다르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 다름이 틀림이 아니라,
그 사람을 구성하는 고유한 결이라는 걸 믿어주는 태도다.
그 고유함에는 그 사람의 상처, 불안, 약점도 포함된다.
우리는 종종 누군가의 장점은 받아들이면서도
그의 모순이나 미숙함은 교정하려 든다.
하지만 고유성은 완성된 아름다움이 아니라,
불완전한 생김 그대로를 포함하는 것이다.
생각해 보면, 나 역시 누군가에게 그런 선물을 받고 싶다.
설명하지 않아도 이해받고,
틀에 맞지 않아도 존중받고,
내 방식대로 존재할 수 있는 공간을 허락받고 싶다.
그런 관계는 굉장히 드물고 귀하다.
대부분의 관계는 조건 위에 서 있고,
침묵 속에 수많은 기대가 깔려 있으며,
‘나를 위해 네가 이 정도는 해줘야지’라는 무언의 신호가 오간다.
하지만 고유성을 허용하는 관계는 다르다.
그 관계엔 통제가 없고, 계산이 없으며,
그저 공존하려는 의지만 있다.
그런 관계 안에 있을 때,
우리는 말하지 않아도 편안하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도 충분하다는 감각을 얻게 된다.
때로는, 내가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 되어주는 것도
삶의 방향이 될 수 있다.
조용히, 강요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그를 지켜봐 주는 일.
충고보다 기다림으로, 간섭보다 존중으로,
그 사람의 고유한 리듬을 해치지 않는 태도.
사람이 사람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은
어쩌면 이런 게 아닐까.
‘나도 괜찮고, 너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것.
네가 지금 이 모습으로도 충분하다고 믿어주는 것.
그리고 거기에서부터 시작되는,
묵묵하고 단단한 연결.
우리는 각자의 세계를 가진 존재들이다.
서로를 온전히 이해할 수는 없을지라도,
그 다름을 존중하고, 고유성을 인정하는 순간
그때 비로소 진짜 관계가 시작된다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