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는 형체조차 한 때의 구성일 뿐
가끔 그런 생각이 든다.
우리가 살아있다고 느끼는 이 모든 순간이
실은 잠시 모여 있다는 것일 뿐이라면 어떨까.
물, 탄소, 칼슘, 약간의 철.
이 모든 것들이 나라는 사람을 이루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임시적인 조립에 가깝다.
우주는 모든 것을 되돌려준다.
별은 죽고, 흩어지고, 먼지가 된다.
그 먼지는 다시 모여
행성이 되고, 생명이 되고, 다시 사라진다.
우리는 그 재활용의 한복판에 있다.
살아있다는 건
잠시 빌린 것들로 이루어진 구조에
의식을 담아
존재하는 것이다.
죽음이란
그 구조가 해체되는 순간일 뿐이다.
탄소는 다시 흙으로,
물은 다시 대기로,
모든 것은 다시 그 자리로 되돌아간다.
슬프지 않다.
우리는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나뉘는 것이다.
분해되고, 재편성되고, 또 다른 생명의 재료가 된다.
어쩌면 진짜 무서운 건
죽는 게 아니라
자신이 이 과정을 잊고 사는 것이다.
영원할 것처럼.
특별한 것처럼.
나만이 무너지지 않을 것처럼.
하지만
우리는 단 한 번도 독립적인 존재였던 적이 없다.
처음부터 우주의 조각들로 이루어진 순환의 일부였을 뿐이다.
그 사실을 잊지 않을 때,
조금 더 겸손해지고,
조금 더 부드러워진다.
내가 지금 느끼는 이 감정도
어쩌면 수소에서 시작된 것일 테고,
내가 사랑하는 이 사람도
언젠가 별의 조각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사랑은 아름답다.
영원하지 않기에,
더 간절하고, 더 따뜻하다.
우리가 나누는 모든 것은
결국 우주의 순환 속에서
잠시 반짝이는
조우일 뿐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