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들이 한참
창밖을 본다.
시무룩한 표정으로
고개를 갸우뚱 거리며
게으름뱅이 노인
아침조차 싫은 양
냉장고 문을 열었다 닫았다
새벽에 온 연시
한 번 자다 깨는 건
노인의 일상
코가 부은 건지
잠을 설쳤다.
시무룩한 표정
물끄러미 연시를
내려다본다.
또 꿈을 꾸었다.
신발을 잃어버리는
함께 먹는 식사
다른 이들도
많이들 잃었다.
나만 홀로
주최 측에다가
한쪽 신발을
집어던졌다.
연시는 주황색
하늘은 안개색
창문을 열고
회색을 부른다.
강아지 나가자고
바지 끄덩이 물고
눈을 까뒤집으며
다리를 챈다.
비가 올듯한 날씨
가을 아침으로?
거리는 항상
바쁘게 시작하고
차들은 제 갈길만
가을이 슬쩍
가느듯 하다가
멈춰서 내게 분다.
벌써 갈 채비 마친
한 잎이 인사도 없이
툭 툭 하나씩
엇박자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