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날아왔나!
바위틈에 숨어
비오고 눈맞으며
뿌리 내렸다.
내가 꽃이었나!
바람이 살랑
내 살을 벌리고
남몰래 핀 꽃
꺽여도 좋은데!
틈바구니 사타구니
바위틈에 발톱내밀고
노래를 한다.
지금 난 어딘데!
밤이면 별빛이
달빛은 바다에 비춰도
기억할 수 없는 자화상
풀도 가고 방풍도 갔는데!
늘 옆을 지키던 풀
언젠가 날아온 방풍
이젠 외로이 남은 벼랑
넌 뿌리가 있니!
칼을 품은 바람이
가루지기를 시험하듯
틈바구니를 파고든다ㆍ
먼 바다 바라보곤
무심한듯 꽃을 준다.
어느날에 새 한마리
꽃씨물고 다시 온다.
가라! 가라! 너도 가라!
내가 내린 뿌린 여기
뽑아내듯 속을 후려도
벼랑 끝 노래는 끝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