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타오 Oct 30. 2024

시(2)

벼랑 끝엔 꽃

어디서 날아왔나!

바위틈에 숨어

비오고 눈맞으며

뿌리 내렸다.


내가 꽃이었나!

바람이 살랑

내 살을 벌리고

남몰래 핀 꽃


꺽여도 좋은데!

틈바구니 사타구니

바위틈에 발톱내밀고

노래를 한다.


지금 난 어딘데!

밤이면 별빛이

달빛은 바다에 비춰도

기억할 수 없는 자화상


풀도 가고 방풍도 갔는데!

늘 옆을 지키던 풀

언젠가 날아온 방풍

이젠 외로이 남은 벼랑


넌 뿌리가 있니!

칼을 품은 바람이

가루지기를 시험하듯

틈바구니를 파고든다ㆍ


먼 바다 바라보곤

무심한듯 꽃을 준다.

어느날에 새 한마리

꽃씨물고 다시 온다.


가라! 가라! 너도 가라!

내가 내린 뿌린 여기

뽑아내듯 속을 후려도

벼랑 끝 노래는 끝이 없다.

작가의 이전글 단상(6)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