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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17)

나무와 잎새

by 이문웅

봄에 파릇

생명을 갖고

얼었던 세상에

온기를 주며

찾아온 나뭇잎


바람 불어 봄비 내려

이파리에 꽃잎

말없이 데려와

여름 가을을

엄마처럼 서있다가


더워 더워 아우성치는

사람들 소리 들은 양

기러기 떠날 때 슬쩍

마지막 옷을 갈아입고는

찬 바람 심술에 이파리

하나씩 하나씩 손을 놓는다.


이제 색동옷도 색이 바래

바람에 이별소리 내며

두둑 투두둑

두둑 투두둑 이파리

바람 따라 긴 여행을 보낸다.


그러다

때 아닌 눈 내려

아쉬운 이별한 그곳

하얀 눈꽃 되어 겨울마저

네가 다시 올 날을

기다리며 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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