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 파릇
생명을 갖고
얼었던 세상에
온기를 주며
찾아온 나뭇잎
바람 불어 봄비 내려
이파리에 꽃잎
말없이 데려와
여름 가을을
엄마처럼 서있다가
더워 더워 아우성치는
사람들 소리 들은 양
기러기 떠날 때 슬쩍
마지막 옷을 갈아입고는
찬 바람 심술에 이파리
하나씩 하나씩 손을 놓는다.
이제 색동옷도 색이 바래
바람에 이별소리 내며
두둑 투두둑
두둑 투두둑 이파리
바람 따라 긴 여행을 보낸다.
그러다
때 아닌 눈 내려
아쉬운 이별한 그곳
하얀 눈꽃 되어 겨울마저
네가 다시 올 날을
기다리며 지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