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막을 걷는 방랑자
어디로 가든 황량한 사막
작렬하는 태양 아래 걷는
돌아갈 수 없는 순례자
발끝에 닿는 모래는 뜨겁고
머리위엔 이글거리는 태양
끝없는 펼쳐진 지평선 위에
오아시스를 찾아간다.
나는 돌아갈 수 없는 항해사
끝없는 수평선 위를 떠돈다.
바다는 나를 삼키려는 사자
거센 파도는 날카로운 이빨
돛은 부서지고, 선체는 흔들린다
사자의 포효가 귀를 멍들게 하고
검푸른 물결은 내 앞을 막아도
멈출 수 없는 영원한 방랑자
바람은 내 귓볼을 유혹하고
밤하늘의 별은 내 길을 숨긴다.
검은 바다 어둠 속에서도
나는 빛을 찾아 노를 젓는다.
모래바람 속에서도
거친 파도 속에서도
끝없는 사막과 바다의 경계
끝없는 고통의 사해(沙海)
돌아갈 수 없는 길
나는 묻는다.
이 여정의 끝은 어디인가?
대답은 없고
바람은 사라지고,
파도는 멈춘다.
끝은 없고, 오직 길만 있다.
나는 걷는다,
나는 항해한다.
사막과 바다,
고통과 침묵의 고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