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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의 중력

by 이문웅

눈물은 마음이 무게를 가질 때 떨어진다.

슬픔도, 사랑도, 그리움도

공기처럼 떠다니다가

더는 버틸 수 없는 순간,

그 감정들은 땅을 향해 내려앉는다.

그것이 바로 눈물이다.


눈물은 흔적 없는 고백이다.

말로 닿지 않는 마음이

조용히 흘러내리는 시간.

그 안에는 삼켜온 아픔,

말하지 못한 그리움,

참아낸 사랑이 담겨 있다.


사람은 왜 우는가.

마음에 쌓인 무게가

더는 가벼운 척할 수 없을 때,

그 무게는 눈물을 타고 내려간다.

눈물은 그 무게를 땅에 맡기는 방식이다.

그러고 나서야 우리는 비로소

조금 가벼워질 수 있다.


누구도 거짓으로 울 수 없다.

웃으며 흘리는 눈물도 진짜고,

소리 없이 흐르는 눈물도 진짜다.

눈물은 마음이 숨길 수 없는

가장 솔직한 순간이다.


눈물은 중력이다.

감정의 무게가 반드시

땅으로 내려앉는 과학.

그렇게 우리는

울고 나서야

마음을 비우고,

다시 일어선다.


때로 우리는

울지 않기 위해 얼마나 애썼는지를 안다.

참는 법을 배웠고,

감정을 숨기는 법도 배웠다.

그러나 그 모든 시간 끝에

남는 것은 결국,

떨어지는 눈물 한 방울이다.


눈물은 가벼워 보이지만,

그 안에 담긴 시간은 무겁다.

누구의 눈물 앞에서도

우리가 쉽게 고개를 숙이는 이유다.

그 한 방울이 바닥에 닿을 때

우리도 함께 흔들리고,

함께 조금씩 가벼워진다.


기쁨의 끝에서 흐르는 눈물도 있다.

말보다 먼저,

소리보다 먼저,

그 눈물은 터진다.

환희를 품은 눈물은

이 세상에 존재하는

가장 조용한 축하의 울림이다.


사랑의 깊이를 측정하는 방법도,

슬픔의 무게를 견디는 법도,

우리는 눈물을 통해 배운다.

그렇게 눈물은

삶을 이해하게 만드는

가장 인간적인 언어가 된다.


눈물은 슬픔을 먹고,

환희를 품고,

마음을 땅에 내려놓는다.

그리고 그 무게가 모두 바닥에 닿은 뒤,

사람은 다시 가벼워질 수 있다.

그것이

눈물의 중력이다.


그 중력 속에서

우리는 조금씩 마음을 비우고,

다시 걸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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